새정치민주연합 탈당 발표 나흘째를 맞은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16일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다양한 행보를 보이며, 여론전에 매진하고 있다.
안 의원은 이날 지난 14일 별세한 고(故) 이만섭 전 국회의장의 빈소를 찾는 한편 자신의 지역구인 노원구 상계동에서 연탄배달을 하며 지역구 민심 잡기에 나섰다.
그는 특히 행보마다 기자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정부와 여당을 비판하는 동시에 자신의 탈당 이유를 언급하고, 자신의 트위터에도 정부와 여야를 비판하는 글을 올려 변화와 혁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안 의원은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이 정의화 국회의장을 찾아 쟁점법안 직권상정을 요구한 것과 관련,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국정에 대한 무한책임이 있는 대통령이 국정의 무능을 남 탓으로 돌리고 있다"며 비판하는 글을 썼다.
그는 해당 트윗글에서 "(대통령이) 걸핏하면 국회심판론을 들먹이고 있다"며 "입법부의 수장인 국회의장에게 무례한 압박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뒤이어 올린 트윗글에선 "이토록 무책임한 대통령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국민 앞에 이토록 오만한 대통령이 있었느냐"며 "무책임하고 무능한 대통령에게 국민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질타했다.
그는 이어 "무책임하고 무능한 여당을 심판하고, 야당도 혁신해야 한다"며 "행동이 세상을 바꾼다. 국민들이 직접 행동해 국민의 무서움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그래야) 대통령이 국민을 두려워하게 된다. 정치권도 혁신을 피할 수 없게 된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이 같은 취지로 "지금은 국민의 힘을 보여줄 때"라며 "불만으로는 변화를 만들 수 없다. 두려워하지 말고 대한민국의 변화를 위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며 자신이 그 선두에 서겠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이와 함께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된 이 전 의원의 빈소를 찾아 조문에 나섰다. 안 의원은 빈소에서도 새정치연합에 대한 비판 발언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특히 전날 탈당 후 처음으로 찾은 부산에서 새정치연합을 '냄비 속 개구리'에 비유하며 맹비난한 것과 관련, "(혁신에) 제가 촉매제가 될 수 있다면 국민들을 위해 바람직한 일"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또 자신의 최측근인 송호창 의원이 끝까지 자신의 탈당을 막으려 노력했다는 것과 관련, "같이 많은 고민을 했다. 마지막까지 문 대표가 '당 위해서 어떤 제안도 수용할 수 있다'는 한 마디를 해주기를 기대했다"며 "그러나 마지막까지 듣지 못해 아쉽고 참담한 심정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문 대표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신의 탈당 사태에 대한 공식사과를 한 것과 관련, "제가 평가할 입장이겠느냐"며 언급을 자제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의 시각으로 정말 좋은 후보를 공천해서 우리 정치발전에 도움이 되고, 또한 국민들의 삶의 문제를 최우선으로 두는 정치가 가능할 수 있다면 굉장히 바람직한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이만섭 전 국회의장에 대해 "의장시절에 여당 출신임에도 누구보다 중립적으로 국회를 이끌었다. 그 결과 국회의장 역할과 국회의 위상이 높아지고 그것이 국회를 자리 잡게 만든 반석이 됐다고 본다"고 애도했다.
조문을 마친 안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노원구 상계동을 찾아 희망나눔 연탄배달 행사를 이어갔다. 그는 이 자리에서는 추가 탈당자가 많지 않은 점에 대한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안 의원은 "(추가) 탈당이 예상보다 많지 않다"는 기자들의 말에 "허허벌판에 혈혈단신으로 서 있고 나한테는 가장 어려운 선택을 했다"며 "국민들만 믿고, 국민들만 보고, 정치가 국민들을 두려워할 수 있게 하는 일을 꿋꿋이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이 자리에서도 "지금까지 민주주의와 삼권분립에 위배되는 행동을 박근혜 대통령만큼 많이 한 사람이 있을까 싶다"며 "어떻게 국회의장에게 그렇게 무리하게 입법권을 요구하느냐"고 정부를 거듭 강하게 질타했다.
안 의원은 또 지난 7월 사퇴한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언급하며 "어떻게 청와대에서 여당의 원내대표를 낙마시키느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너무나 비상식적으로 해왔다"며 "이런 것들이 모두 우리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흔들고 후퇴시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안 의원은 오는 17일에는 1박2일에 걸쳐 전주와 광주를 잇따라 방문하며 호남 민심 잡기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그는 전주에서 전북지역 기자들을 만나 간담회를 갖고 자신의 정국 구상을 설명하는 한편, 한옥마을 상인들에게서 지역 현안과 애로사항을 듣는 자리를 가진다.
안 의원은 이후 오후에는 바로 광주로 이동, 지역경제 살리기 차원에서 광주은행을 방문하고 광주지역 기자들과도 별도 간담회를 가진다.
그는 아울러 광주지역 정책개발 연구모임인 시민네트워크 '무등' 창립식에서 강연을 가질 계획이다. 안 의원은 이를 통해 광주지역 세 결집을 꾀하는 한편 같은 날 저녁 시민사회그룹, 청년그룹과 간담회를 갖고 지역 민심을 잡기 위한 스킨십을 이어간다.
안 의원은 이튿날인 오는 18일 오전까지 광주에 머무르며 광주지역 환경미화원과의 만남과 지역 언론 인터뷰를 가진 후 상경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