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11일 하루로 예정됐던 제1차 남북당국회담을 12일까지 이어가기로 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남북은 상호 교환된 입장을 바탕으로 내일(12일) 오전 10시30분에 회담을 재개해 추가적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당초 이날 회담을 끝내고 복귀할 예정이었던 남측 대표단은 개성공단 내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다음날 오전 회의를 진행한다.
남북 대표단은 이날 1번의 전체회의와 2번의 수석대표 접촉 등 모두 3번의 회의를 진행했다.
북측의 요청으로 당초 계획보다 10분 늦은 오전 10시40분에 전체회의를 시작한 남북은 30분 동안 기조연설을 통해 상호 입장을 주고받았다.
남북은 황부기 통일부차관이 서산대사의 한시 답설야중거(踏雪野中去)를 인용해 "첫 길을 잘 내어서 통일로 가는 큰길을 열자"고 말하자 북측 전종수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 부국장이 "장벽을 허물어 골을 메우고 대통로를 열어나가자"고 화답하며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기조연설 후 곧바로 수석대표 접촉과 문안 조정작업을 이어갈 거라는 예상과 달리 남북은 7시간 넘게 접촉을 재개하지 못했다.
상견례 격인 전체회의가 30분 만에 종료된 데다 오후 회의마저 제시간에 열리지 못하면서 이번 회담에 임하는 남북 간 입장 차이가 생각보다 컸을 거라는 관측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북측이 유리한 결과를 끌어내기 위해 진행 시간을 의도적으로 늦추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결국 두 번째 회의이자 첫 번째 수석대표 접촉은 이날 오후 6시가 넘어서야 시작됐다.
남측 수석대표인 황 차관과 북측 단장인 전 부국장은 오후 6시3분에 테이블에 마주앉아 오후 7시15분까지 1시간12분 동안 의견을 교환했다. 이들은 결과를 각각 서울과 평양에 보고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한 뒤 오후 9시40분에 다시 마주했다. 그러나 두 번째 수석대표 접촉은 15분 만인 오후 9시55분에 종료됐다.
남북은 이후 연락관을 통해 회의 재개 여부를 논의했으나, 결국 회담을 하루 연장하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이날 남북은 회담 속개 일정을 협의하면서 전체회의를 열지, 아니면 수석대표 접촉을 이어갈지를 명확하게 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밤새도록 해야 할 회의를 잘라서 내일 하기로 한 것"이라며 "회의는 계속 진행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