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북한 개성공단에서 열린 제1차 남북당국회담에서 30분간의 오전 회의를 진행한 양측 대표단이 이날 오후 4시 30분 현재까지 회의를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오전 전체회의에서 상호 입장을 교환한 양측이 다음 회의에 표명할 입장을 정리하는 데 시간일 길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오전 회의는 북측의 요청으로 예정보다 10분 늦은, 이날 오전 10시 40분께 종합지원센터 6층 회의실에서 만난 남북 대표단은 간단한 인사말을 나눈 뒤 남북 간 현안에 대한 상호 입장을 교환했다.
남측 수석대표로 나선 황부기 통일부차관은 인사말에서 '들판에 눈이 내리면 길을 걸을 때 갈지자로 걷지 말고 서로 잘 걸어가라'는 의미의 서산대사의 답설야중거(踏雪野中去)를 인용해 "우리가 첫 길을 잘 내어서, 통일로 가는 큰길을 열자"고 말했다.
이에 북측 단장으로 나선 전종수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 부국장은 "지난 8년 동안 거의 회담이 없었다"고 언급하며 "사실상 본격적인 북남관계를 푸는 회담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간의 불신과 대립의 골은 깊어지고 장벽은 더욱 높아졌다"며 "우리가 장벽을 허물어서 골을 메우고, 길을 열고 대통로를 열어나가자"고 화답했다.
오전 회의는 남북 대표단의 모두발언 직후 비공개로 전환, 오전 11시 10분까지 진행했다.
황 차관을 수석대표로 김의도 통일부 국장과 손재락 총리실 국장이 배석한 남측 대표단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이산가족의 전면적 생사 확인과 명단교환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서 북측은 금강산 관광 재개, 전단지 살포 중지, 한미 군사 연합훈련 중단 등을 요구했을 거라는 관측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핵 등 정치군사적 문제 논의했느냐', '이산가족 문제를 제기했느냐' 등의 질문에 "의제와 관계된 것이기 때문에 말씀드릴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이날 오전 전체회의는 남북 대표단이 기조연설을 통해 상호 입장만 주고받은 후 이에 대한 추가 토론 없이 마무리된 것으로 전해진다.
남북 대표단은 오후 2시30분부터 회의를 재개할 예정이었으나, 남북 대표단 모두 오전의 기조연설 내용을 각각 서울과 평양에 보고한 후 훈령을 받으며 입장을 정리하는 데 시간이 길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담은 양측의 입장이 정리되는 대로 재개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