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관'vs '고전'으로 엇갈리는 부분이 이번 청문회의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는 셈이다.
우선, 인사청문회를 앞둔 김수남 검찰총장은 검찰 안팎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청문회에서 다툴만한 흠결이 크게 보이지 않는다는 게 중론이다.
다만 정부 주요 요직을 차지한 인사들과 같은 대구·경북(TK) 출신이라는 점, 처리한 일련의 사건들의 결과가 유독 친 정권적인 것들이 많았다는 점 등이 청문회의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김 후보자가 서울중앙지검장 재임 당시인 2013년 12월부터 2015년 2월까지 처리된 주요사건을 실펴본 결과, 다수가 '청와대 하명수사' '정권 편향적 수사' 논란 속에 매듭지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까지 각 사건 혐의자들에 대한 법원의 무죄 판결이 이어지며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청와대 하명수사' 논란
김 후보자 재임 당시 서울중앙지검은 '청와대 하명수사' 논란에 자주 부대꼈다. 대표적인 사건이 청와대의 고소로 시작된 뒤 박근혜 대통령이 "국기문란행위"라고 규정한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이다.
검찰은 해당 사건을 조응천(53)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과 박관천(49) 경정을 불구속 기소하는 선에서 마무리했다. 앞서 조 전 비서관에 대한 구속영장은 법원으로부터 한 차례 기각된 바 있어 기소 단계에서부터 '무리하다'는 논란이 일었다.
이어진 법원의 판단은 검찰과 달랐다. 법원은 '청와대 문건 유출'의 주범으로 기소된 두 장본인들의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결했다.
검찰은 즉각 항소했지만 법조계에서는 "가이드라인에 따라 수사한 만큼 법원의 판단은 예상했던 결과"라는 뒷말이 나왔다. 수사가 실패로 끝났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 후보자 재임 당시 서울중앙지검은 박 대통령이 관피아 척결을 앞세우자 특수부 4개 부서 모두를 투입하며 발을 맞추기도 했다.
수사 결과 '교피아'(교육+마피아)로 김재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같은 당 신계륜·신학용 의원이 기소됐고 이 중 김 의원은 대법원에서 실형이 확정돼 의원직을 상실했다. 송광호 당시 새누리당 국회의원도 '철피아'(철도+마피아)로 이름을 올린 뒤 대법원에서 징역 4년이 확정돼 국회의원 배지를 잃었다.
이 밖에 '이석채 전 KT 회장 배임·횡령 의혹' '통영함 소해함 납품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 등이 정권의 코드와 부합하는 수사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검찰은 '하명수사' 꼬리표에도 해당 사건 주요 혐의자들을 각각 기소했고 법원은 이들에 대해 연이어 무죄 판결을 내리고 있다.
◇친 정권적 수사 결과
지난 대선 과정에서 논란이 일었던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무단 열람-유출 의혹'에 대한 마무리도 김 후보자가 서울중앙지검장 재임 시 이뤄졌다.
검찰은 지난해 6월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을 약식기소(벌금 500만원-공공기록물
관리법 위반)하고 김무성 대표, 당시 권영세 주중대사 등을 혐의없음 처분하는 것으로 수사를 종결했다.
'권력 실세 봐주기'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같은 해 12월 법원이 정 의원을 정식 재판에 회부, 검찰의 구형보다 많은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해 논란이 재점화되기도 했다.
'검찰 총장 찍어내기' 의혹 등이 제기된 가운데 진행된 '채동욱 전 검찰총장 혼외자 논란' 대한 수사는 검찰이 지난해 5월 수사결과를 발표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혼외자가 확인됐고 내연녀로 지목된 임씨가 변호사법 위반 및 공갈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하지만 이와는 대조적으로 임씨 모자의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꼬리자르기'에 그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채모(12)군의 가족 정보를 무단으로 조회·열람한 혐의(개인정보보호법 및 가족관계등록법 위반)로 조오영(55) 전 청와대 행정관과 조이제(54) 전 서초구청 행정지원국장, 국정원 정보관(IO) 송모씨를 불구속 기소하는 데 그친 것이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 당시 박 대통령의 행적에 대해 보도한 가토 다쓰야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을 검찰이 기소한 것을 두고서도 "정권 눈치를 지나치게 본 무리한 기소"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대통령의 비선라인으로 일명 '만만회'를 지목했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되자 "보수단체의 고발에 검찰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검찰 기소에 반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