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은 당초 이날 오전 10시 국회 본회의장에서 예산안과 법안처리를 당부하는 시정연설을 할 예정이었지만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의원들이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항의하는 피켓항의를 하면서 10여분간 지연됐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오전 8시30분과 9시에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달아 열고 시정연설 보이콧 여부를 논의, 연설에는 참석하되 항의의 표시를 하기로 했다.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민생우선', '국정교과서 반대' 등의 글이 인쇄된 A4용지를 본회의장 의원석 앞에 있는 모니터 뒤에 붙이고 국정화 추진에 대한 항의의 뜻을 밝혔다.
정의당 의원들은 시정연설에 불참하고 본회의장 밖 로텐더홀에서 '국정화 철회', '국사(國史)보다 국사(國事)입니다'라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정의화 의장은 새정치연합 의원들의 피켓에 대해 "야당 의원들이 국정교과서 관련해서 써온 것 같은데 이종걸 원내대표 잠시 나와보라"며 면담을 요청했지만,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피켓을 치우지 않았다.
정 의장은 "여러분들의 충정을 이해하지만 국회의 품격을 생각해주기를 바란다"며 "대통령이 연설할 때의 예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 역시 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를 만나 피켓을 치워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거듭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야당 의원들이 응하지 않자 정 의장은 "간곡한 요청을 드렸음에도 들어주지 않은 것에 대해 섭섭한 부분이 있지만 여러분의 의사를 의장으로서 존중하지 않을 수 없다"며 "다만 이를 계기로 앞으로는 규정을 잘 지켜달라"고 말했다.
피켓 사태로 인해 10시에 개의될 예정이었던 본회의는 10시12분께 시작됐고, 대통령의 시정연설 역시 지연됐다. 야당 의원들은 본회의가 시작된 후에도 박 대통령이 입장할 때 박수를 치지 않는 등 항의의 뜻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