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산가족 南측 상봉단 속초 집결…"벌벌 떨린다"

"오빠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살점이 벌벌 떨린다, 반가워서…"

제20차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하루 앞둔 19일 오후 집결지인 강원도 속초 한화리조트로 남측 상봉단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시작되는 이산가족 상봉자 등록을 앞두고 낮 12시께부터 현장에 도착하기 시작한 남측 상봉단 가족들은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접수대 앞으로 몰려들었다. 

이산가족 상봉단 등록 테이블 앞에 긴 줄을 이룬 상봉단 중 적지 않은 참가자들이 고령인 탓에 휠체어와 지팡이에 의지해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다. 

삼삼오오 모여 있던 가족들은 출력해온 사진을 보거나, 북측에 있는 가족에게 주기 위해 가져온 옷가지와 영양제, 각종 의약품과 생필품 등을 정리하며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미쳐 사진을 준비하지 못한 가족들은 로비 한 쪽에 마련된 간이 스튜디오에서 가족사진을 찍으며 만남을 준비했다. 

주민등록증을 제출하고 발급받은 번호표를 목에 건 사람들은 정성스럽게 담은 선물꾸러미를 접수대 뒤쪽에 맡기며 혹여나 떨어질까, 가방에 표시한 이름을 재차 확인하기도 했다. 

접수대 근처에 대기하던 적십자사 관계자들도 "북측 가족 이름이 어떻게 되세요", "누구 만나러 가세요"라고 하나씩 물으며 원활한 접수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죽은 줄로만 알았던 큰오빠 김용덕(87)씨가 살아 있다는 소식을 듣고 남측에 있는 형제자매와 함께 상봉을 신청한 김용분(67·여)씨는 "지난 19차 이산가족 상봉 때 연락이 닿지 않아 '돌아가셨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북한에 살고 있는 편히정(84)씨의 사촌동생 편숙자(78·여)씨는 바닥에 앉아 등록을 기다리면서 "오빠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살점이 벌벌 떨린다. 반가워서"라며 "얼굴은 모르지만, 반갑지"라고 웃어 보였다. 

장인어른이자 이번 상봉단의 공식 최고령자인 김남동(95)씨를 모시고 김씨의 여동생 남동(83)씨를 만나러 간다는 강희옥씨는 "장인어른이 하루 3번 운동을 나가신다"며 "여동생을 만나러 가려고 건강관리를 해오신 거 같다"고 말했다. 

이날 이산가족 등록을 마친 남측 상봉단은 방북 교육을 받고, 다음날인 20일 버스를 타고 금강산으로 출발한다. 이들은 이날 단체상봉 행사에서 65년만에 혈육의 정을 나누게 된다. 상봉 행사는 22일까지 모두 6차례 12시간 동안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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