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공식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미 국방성인 '펜타곤'을 방문해 "한미동맹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동맹으로 아태 지역의 안정, 평화와 번영의 핵심 축으로 돼가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워싱턴 D.C 외곽에 위치한 펜타곤에서 31명의 미군 장병과 5명의 한국 장교들을 만난 자리에서 "앞으로도 우리 두 나라는 공동의 가치와 이상을 지키는 글로벌 파트너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장병들과의 대화는 애쉬턴 카터 국방장관을 면담한 뒤 회의실 복도에서 '로프라인 미팅(Rope Line Meeting)'으로 이뤄졌다. 로프라인 미팅은 복도에 도열한 장병들 앞을 지나가며 격려하는 형식으로 지난해 10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펜타곤을 방문했을 때 실시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여러분의 헌신에 감사드린다"며 "한·미 장병 여러분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같이 근무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유의 최전선에 함께 서 있는 여러분들이야말로 한미동맹의 심장이라고 생각을 했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바로 역동적인 한미동맹 자체다라는 생각을 잊지 마시기 바란다"며 "Korea thanks you. We go together!(한국은 여러분에게 감사드린다. 같이 갑시다)"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한미동맹의 구호인 '같이 갑시다'를 외치자 장병들도 우리말로 "같이 갑시다!"라고 화답했다.
박 대통령은 한·미 장병들과의 만남에 앞서 진행된 카터 국방장관과의 면담에서 "한미동맹이 지난 60년 간 한반도 및 동북아 안정에 기여할 수 있었던 토대는 카터 장관, 미군 수뇌부, 주한미군 장병과 가족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의 한미 간 합의도 연합방위체제 강화를 통한 북한의 도발 억제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카터 장관은 "미국의 한반도 방어 의지는 오랜 기간 강철 같이 확고해 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유지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8월초 북한의 지뢰도발과 관련해 위험할 수도 있었던 상황을 한국 정부가 성공적으로 잘 관리한 것을 축하드린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미래 도발에 대해서도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를 기대한다"며 "미국은 한반도에서의 전쟁 억지력을 유지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능력을 투입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박 대통령은 "사이버 안보 및 우주 분야에서 북한의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와 관련해 한·미 간 포괄적·전략적 방향으로 협력을 확대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접견에는 우리측에서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윤병세 외교부 장관, 윤상직 산업통상부 장관, 안호영 주미대사, 주철기 외교안보수석, 장혁 국방비서관 등이 참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조셉 던포드 합참의장, 마크 리퍼트 주한미대사, 커티스 스캐퍼로티 연합사령관, 데이빗 시어 아·태안보차관보, 에릭 로젠바흐 비서실장 등이 자리를 함께 했다.
카터 장관 접견에 앞서 박 대통령은 방명록에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한반도의 평화통일 시대를 열어가길 바랍니다. 2015. 10. 15 대한민국 대통령 박근혜'라고 적었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펜타곤을 방문한 것은 지난 2011년 10월 이명박 전 대통령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이는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의 재확인을 위한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박 대통령의 방문을 맞아 미 펜타곤 의장대는 '공식 의장행사'를 가졌다. 한국 대통령을 대상으로 실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전 대통령의 2011년 방문과 반기문 유엔(UN)사무총장의 2013년 4월 방문 당시에는 의장행사가 5분 간 약식으로 실시됐다.
공식의장행사는 개회 선언에 이어 21발의 예포발사와 상관에 대한 경례, 한·미 애국가 연주, 대통령 사열, 미 전통의장대 행진, 폐회 선언 등의 순으로 16분간 진행됐다.
박 대통령이 이날 한·미 장병들과 로프라인 미팅으로 만난 것도 미국측의 상당한 배려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라는 평가다. 타국 정상이 이같은 형태로 미군 장병들을 만나는 것이 매우 이례적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