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국세청 칼날 정조준 하림, 계열사 '빚보증'에 허리휜다

해상운송업체 팬오션을 인수하며 몸집을 키운 하림그룹이 국세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

자회사 빚보증이 우려를 낳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하림의 자회사 채무보증 규모가 지나치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특히 보증 규모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어 계열사의 경영성과에 따라 재무 안정성도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림은 계열사와 타법인(협력업체) 등 6곳에 채무보증을 실시했다. 

현재 하림의 6곳 채무보증 잔액은 총 1105억원으로 자기자본 2025억원의 절반을 넘어선 54.56%에 해당한다. 

자본잠식에 빠진 계열사 하림USA에 831억원의 채무보증에 나서고 있다. 또한 계열사 그린바이텍에 104억원 빚보증을 했다. 

협력사 농업회사법인 브리딩팜(3억원), 파인환경기술(18억원), 하림인증대리점(1억원), 위탁계약농가(145억원) 등 타법인에도 채무보증이 170억원에 달한다. 

뿐만 아니라 팬오션을 품에 안으면서 '승자의 저주'가 될 것이라는 전망에 신용등급에 빨간불이 켜졌다. 해운업의 실적이 악화되는 가운데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발현이 불확실하고 인수자금 마련으로 인한 재무부담 증가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하림의 장기신용등급을 하향검토 등급감시 대상에 등재했다. 나이스신평이 기존에 부여했던 하림의 장기신용등급은 A-, 등급전망 '안정적'이었다.

염성필 나이스신평 평가전문위원은 하향검토 이유로 "하림그룹의 팬오션 인수 목적은 사업 다각화와 팬오션 곡물 벌크 운송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사료사업부문과의 시너지 효과 등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해운사업의 실적 변동성과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발현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염 위원은 "향후 그룹(제일홀딩스) 전반의 재무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 가운데 제일홀딩스 연결대상 종속 계열사인 회사의 직·간접적인 재무적 지원 부담 발생 가능성, 회사에 대한 그룹의 지원여력 축소 등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시장 전문가들은 계열사에 채무보증을 서는 것 자체는 잘못된 일이 아니지만 보증 규모가 커지는 기업들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회사 자산규모에 비해 채무보증금액이 지나쳐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IB업계 관계자는 "해외 투자사업의 성패가 국내에 기반을 둔 모기업의 경영에 미치는 영향력이 갈수록 커질 수 있다"며 "지급보증을 받은 기업이 경영상태가 악화돼 차입금을 상환하지 못하면 지급보증액은 고스란히 지급보증을 서준 기업의 부채로 전가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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