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이번 추석 명절을 미국 뉴욕에 위치한 유엔(UN)본부에서 보낸다.
지난 25일 출국한 박 대통령은 제70차 유엔총회와 유엔개발정상회의 등 다자회의 일정을 소화한 뒤 오는 30일 귀국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이 명절 연휴를 해외에서 맞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취임 후 추석이나 설 명절 연휴 기간 청와대에서 휴식을 취하며 국정구상을 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유엔총회 및 유엔개발정상회의 기조연설을 비롯해 글로벌교육우선구상(GEFI) 고위급 회의, 새마을운동 고위급 특별행사, 기후변화 관련 주요국 정상 오찬, 유엔 평화활동정상회의 등과 파키스탄 및 덴마크와의 양자 정상회담까지 눈코 뜰새 없이 바쁜 추석 연휴를 보내게 됐다.
박 대통령의 이번 추석 외교전은 북한의 도발 억제에 초점이 맞춰진다. 박 대통령은 유엔 무대를 통해 북한의 장거리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시도에 단호히 대응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공조체제를 굳건히 할 것으로 보인다.
8·25 합의를 계기로 남북관계가 급속한 개선 분위기에 접어든 가운데서도 북한은 최근 인공위성 발사 예고에 이어 핵실험을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위협수위를 높이고 있어서다.
시기적으로도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나 추가 핵실험 등 무력시위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지는 10월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있다.
박 대통령의 대북(對北) 메시지는 유엔총회 기조연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반기문 사무총장이 공동 주재하는 유엔 평화활동 정상회의, 뉴욕 소재 주요 연구기관 대표들과 간담회 등을 통해 발신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이미 북한의 지뢰·포격 도발을 경험한 바 있는 만큼 앞으로 예상되는 핵개발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시도를 강력히 규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경우 북한의 경제발전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당근'도 함께 제시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제사회에는 한반도 통일이 동북아에 경제적 이익 뿐만 아니라 안보적 이익을 함께 가져다 줌으로써 세계 평화와 번영에 이바지한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릴 전망이다.
내치(內治)에서는 추석 연휴 이후 노동개혁의 연내 완수에 전력을 다할 방침이다. 박 대통령은 노동개혁을 통해 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한 돌파구가 마련되면 국가경쟁력이 한층 강화되고 경제역량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박 대통령은 노동개혁의 마지막 관문인 5대 법안의 국회 처리에 전력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노동개혁 관련 5대 법안은 기간제근로자법, 파견근로자, 근로기준법, 고용보험법, 산재보험법 개정안으로 각 법안 하나하나가 여야 간 입장 차이가 적잖은 난제다.
이와 관련해 박 대통령은 자신이 제안해 조성한 청년희망펀드에 각계각층의 동참을 확산시키는 여론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청년일자리 문제와 관련한 사회적 관심을 제고시킴으로써 노동개혁 이슈에서 야당을 압박하는 효과다.
19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 내 5대 법안 처리를 위한 당정청 공조체제를 빈틈 없이 끌고가면서 혹시 모를 노사정 대타협 파기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노동계의 반발을 달래는 작업도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