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임금·단체협약 교섭 난항을 이유로 23일 올해 첫 부분파업을 시작한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위원장 이경훈)이 사측을 겁박하고 조종한 정권이 임단협 파국을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현대차 노조는 이날 오후 울산공장 노조사무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밝혔다.
노조는 "올해 단체교섭은 임금피크제라는 변수에 가로막혀 파국을 맞았다"며 "정부는 구체적인 일자리 보장없이 노동자의 임금만 깍는 임금피크제를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취업규칙은 사용자(회사)와 노동자 사이에 정한 고용의 룰"이라며 "그러나 정부의 노동개혁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을 통해 취업규칙을 사용자 마음대로 바꿀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경훈 노조위원장은 "그동안 노사 자율로 임금피크제를 논의했으나 의견 접근 직전 정부가 개입했다"며 "노조가 요구하는 임금피크제 규모와 청장년일자리지원센터 건립 등 일자리 지원대책을 수용하려던 회사는 입장을 급선회해 노동자의 희생만 강요하는 개악안을 들고 나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임금피크제가 아닌 새로운 일자리 창출로 청년실업을 해소해야 할 것"이라며 "노조의 국내 공장 신설안을 받아들여 15만대 규모의 소형공장을 국내에 신설하면 수천명의 청년고용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번 파업은 정부가 유도한 파업이자 피할 수 없는 파업"이라며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고 역설했다.
노조는 이날 오전 6시50분부터 1·2조 조합원을 대상으로 각 4시간 부분파업을 시작, 오후에는 울산공장 본관 앞에서 파업 출정식을 열었다.
24일과 25일에는 각 조 6시간 파업으로 강도를 높일 계획이다.
노조는 추석연휴가 끝나는 다음달 1일 쟁의대책위원회와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향후 파업 및 차기 위원장 선거 일정 등을 논의할 방침이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22일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윤갑한 사장과 이경훈 노조지부장 등 교섭대표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9차 임단협 교섭을 열고 잠정합의를 시도했으나 결국 무산됐다.
쟁점인 임금피크제 도입, 통상임금 확대 문제 등에서 의견 접근을 이뤄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임금 15만9900원(기본급 대비 7.84%·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단기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완전고용보장 합의서 체결, 정년 65세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월급제 시행, 주간연속 2교대제 8+8시간 조기 시행, 토요일 유급휴일제 도입 등도 요구안에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