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전성시대다. 수입차 업계는 올 상반기중 사상 최대 판매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시장점유율도 사상 최고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 해 사상 처음으로 20만대를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올 1~8월 수입차 판매량은 15만8739대로 전년 동기(12만8817대)보다 23.2% 증가했다.
시장점유율도 16.26%로 전년 동기(14.15%)보다 2.11%포인트 늘어났다.
올 상반기에는 수입차 시장에서 '사상 최고'라는 수식어가 많이 따라붙었다.
지난 3월에는 처음으로 월 판매량이 2만 대를 돌파(2만2280대)했다. 또 1월에는 시장점유율이 18.12%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20%선에 근접했다. BMW는 수입차 업계에서 가장 먼저 월 판매량 5000대를 달성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들은 수입차의 약진 배경으로 ▲다양한 차종 ▲뛰어난 성능 ▲매력적인 디자인 ▲브랜드 가치 ▲비교적 저렴한 가격 등을 꼽는다.
지난 2011년 마케팅 인사이트 자동차품질 및 만족도 조사에서는 수입차가 국산차보다 6.6%포인트 앞섰다. 특히 기능 및 성능, 품질, 외부 디자인 등에서 큰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450여개에 달하는 다양한 차종은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힌다.
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수입차는 450여종에 이른다. 또 국산차는 1년에 50여종의 신차를 출시하는데 비해 수입차업계는 매년 70~80여종이 넘는 신차를 선보이고 있다.
이는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한다. 국산차가 뒤늦게 도입한 디젤 모델이 수입차시장에서는 오래 전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거나 컨버터블 등 국내업계는 팔지 않는 모델이 꾸준히 판매되고 있는 현상이 이를 반증한다.
또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다양한 차량을 선택하는 2030세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올라선 것도 한몫을 했다. 전체 연령대 중 30대 비율은 2003년 27.0%(2위)에서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에는 38.0%(1위)까지 늘어났다. 20대(2003년 6.6%, 2014년 7.9%)까지 합하면 2030세대가 전체의 절반(45.9%) 수준이다.
윤대성 수입차협회 전무는 "최근 수입차를 구매하는 연령대 중 2030세대가 전체의 절반에 육박할 정도로 젊은 층 소비자가 늘어났다"며 "다양한 차종의 수입차가 감성적인 소비 성향을 보이는 젊은 층의 욕구를 충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입차 시장이 커지면서 가격도 초기보다 인하됐다. 규모의 경제가 작용한 결과다.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관세 인하에다 유로화 약세까지 겹쳐 가격 하락을 이끌고 있다. 수입차가 경제적 여유가 있는 고소득 전문직이나 고위층의 전유물이었다는 것은 과거 얘기일 뿐이다. 이제는 대중화 시대를 맞고 있다.
최근엔 업체마다 유로5 모델의 재고 소진을 위해 가격 인하 등 대대적인 마케팅을 벌이면서 진입장벽을 더욱 낮췄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수입차에 대한 프리미엄 이미지 때문에 고소득 전문 계층이나 구매할 수 있는 차라는 인식이 있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실속 있는 가격의 중·소형 차량이 많이 보급되고 있고 주요 소비층이 젊은 층으로 이동하면서 '나도 탈 수 있는 차'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수입차 브랜드의 프리미엄 이미지도 수입차 시장의 성장을 도왔다.
윤 전무는 "현대기아차가 국내 자동차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했는데 최근 변화를 모색하는 소비자들이 수입차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에 더해 수입차의 명품 브랜드 이미지는 사회적 욕구가 강한 소비자들을 만족하게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한 때 국산차 업체의 내수용, 수출용 모델 및 가격이 달라 소비자들의 비판에 시달리기도 했다"며 "이에 대한 반감이 수입차로 돌아서게 만드는 한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부족한 서비스 네트워크와 비싼 부품·수리비, 보험료 등은 여전히 개선돼야 할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국산차와 비교할 때 수입차는 A/S와 고장수리비, 보험료 등에서 한계가 많고 국산차들의 성능과 디자인이 크게 개선되고 있는 만큼 수입차 시장의 성장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주춤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