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원리더'의 마침표를 찍은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지난 17일 형인 신동부 전 일본롯데 부회장과의 형제간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왕자의 난은 끝났으며 재발 가능성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기관 국정감사에 일반 증인으로 출석한 신 회장은 경영권 분쟁 사태를 두고 또다시 대국민사과에 나서며 형제의 난에 재발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제2차 형제의 난, 경영권 분쟁의 소지가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일본 롯데를 분리해 신 전 부회장에게 맡기는 방안에 대해서는 "한일 롯데가 같이 가는 게 시너지 효과가 크고 주주가치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한일 분리는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롯데의 '일본 기업' 논란에 대해서는 "한국 상법에 따라 세금도 내고 근무하는 사람도 한국인들이다. 롯데는 대한민국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내년 상반기(2분기)까지 호텔롯데를 상장하겠다"며 투명성 경영에도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경영권 분쟁으로 인한 우려와 일본기업 이라는 논란을 해소하고, 롯데그룹의 원리더로서 존재감을 대내외적으로 재차 알리기 위한 의도로 분석된다
신 회장은 직접 국감에 증인으로 나서며 그동안 불거졌던 형제의 난, 일본기업 논란, 지배구조 투명성 등에 대한 의혹과 궁금증을 일부 해소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롯데의 '원리더'로 올라선 그의 경영 행보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신 회장은 국내에 이어 해외까지 보폭을 넓히면서 현장 챙기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 회장이 경영 현안 챙기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부친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그늘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지난달에는 인도 북부 뉴델리의 초코파이 공장을 찾으며 신 회장이 롯데그룹의 뿌리 사업으로 꼽히는 제과 부문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동안 한·일 시너지 경영의 대표 사례로 꼽혀왔던 제과사업을 발판으로 한·일 통합경영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부산 현장경영에도 나섰다. 신 회장의 부산챙기기는 남다른 의미가 담겨 있다. 부산은 롯데그룹이 서울 다음으로 사업을 가장 많이 펼치는 정신적 고향이나 다름없는 곳이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같은 날 오전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도 찾았다. 롯데가 운영을 맡고 있는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부산 지역 고교ㆍ대학의 취업 담당자, 청년 창업자들을 만나 "부산 지역 청년 일자리 창출과 창조 경제 확산을 꾸준히 돕겠다"고 약속했다
일각에선 신 회장의 행보를 두고 롯데의 실질적인 주인으로서의 이미지를 다시 한번 각인시키고자 하는 뜻이 내포돼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신 회장은 기업지배구조 개선 작업의 핵심인 호텔롯데 상장에 대해서도 비교적 구체적 일정을 밝혔다.
그는 "호텔롯데를 내년 상반기 까지는 상장할 계획"이라며 "호텔롯데 상장시에도 기존 주주의 주식 매각 방식이 아니라 30% 이상의 지분을 신주로 발행하는 방식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이어 "상장 후 장기적으로 일본 주주 비중을 50% 아래로 낮추고 일반 주주의 지분 비중을 절반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