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핑 세계 챔피언이자 중국 서핑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이탈리아 출신 니콜라 자넬라가 13일 일단의 서핑 관광객들을 이끌고 8일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한다고 영국 BBC 방송이 12일(현지시간) 전했다.
자넬라는 북한의 동해 해변들을 둘러보면서 서핑을 위해 적합한 곳인지 알아볼 계획이다.
하지만 AP 통신의 평양 지국장을 지냈던 진 리는 "북한이 아름다운 해변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서핑에 적합하지 않아 북한의 서핑 관광객 유치가 성공할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경치가 아름답고 뛰어난 모래사장을 갖추고 있지만 파도가 높지 않아 서핑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현재 중국 하이난(海南)성에 거주하고 있는 자넬라는 이에 대해 "북한의 바다는 다른 유명 서핑 명소들처럼 붐비지 않고 자연 그대로의 해변이 보존돼 있는 등 서핑을 위해 북한을 찾을 이유는 충분히 많다"고 말했다. 그가 북한을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스키 관광과 마라톤 관광에 이어 스포츠 관광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번 서핑 관광을 주선한 우리관광(본사 미국 워싱턴)의 안드레아 리는 "서핑 관광은 북한 정부의 공식 허가를 받았다"며 평양에서 시작되는 8일 간의 관광은 서핑 외에도 김일성과 김정일 동상 참배 등 다양한 코스로 구성돼 북한에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호응도 매우 커 고무적이다"라고 말했다.
진 리는 "많은 나라들이 북한으로의 여행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을 관광객들은 명심해야 한다. 이미 여러 명의 외국 관광객이 북한 관광 중 체포된 바 있다"며 "또 서핑 도중 부상이라도 당했을 경우 북한의 의료 시설이 열악한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BBC가 몇몇 서핑 전문가들과 인터뷰한 결과 북한으로의 서핑 관광에 대한 의견은 엇갈렸다.
피지와 사모아, 남아공 같은 서핑 명소들을 두루 가봤다는 호주의 돈 먼로(68)는 "꼭 북한에서 서핑을 해보고 싶다. 북한 바다는 발리처럼 붐비지 않을 것이다. 서퍼들은 색다르고 새로운 곳에서 서핑을 해보는 것을 꿈꾼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발행되는 '서퍼'지의 편집장 저스틴 하우스먼은 "북한에서의 서핑이 색다른 유혹이라는 점은 틀림없지만 북한과의 외교 관계가 악화된 상황에서 북한을 찿는 것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라일리라는 18살의 캘리포니아주 서퍼는 "새로운 서핑 장소를 찾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지만 무고한 국민들을 탄압하는 나라에서 서핑을 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필리핀의 에릭손 강고소(32) 역시 "자국 국민들을 형편없이 대하는 나라에서 서핑을 즐기는 것에는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