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흔들리는 여야 대표…김무성도, 문재인도 '시련'

金대표, 사위 마약혐의 판결 '봐주기' 논란에 곤혹

19대 국정감사가 한창이지만 11일 정치권의 관심은 '정책'이 아닌 '정치'에 쏠렸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수장을 맡고 있는 김무성 대표와 문재인 대표가 모두 정치적 위기상황에 몰려있어서다. 

이 때문에 당장 양측이 담판을 시도해온 오픈프라이머리, 권역별비례제 등 선거룰 논의에 급제동이 걸리는 등 여야간 주요 정치 현안에 대한 협의에도 상당한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김무성 대표는 둘째딸과 결혼시킨 사위의 마약 투약 문제로 곤혹스런 입장에 몰렸고, 문재인 대표는 당내 친노·비노계간 권력투쟁을 끝내기 위해 재신임을 묻겠다고 승부수를 던진 상태다.

김 대표는 지난 10일 사위 이모씨가 5차례나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구속됐다가 두 달만에 집행유예로 풀려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김 대표는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어 "결혼 전 마약 관련 내용을 알고 파혼을 권유했지만 딸이 고집해 어쩔 수 없이 허락했다"며 해명에 나섰지만 여권 내에서는 미묘한 파장이 번지고 있다. 

외압논란에 대한 급한 불이 꺼진다고해도 이번 사안이 새누리당의 총선 대응과 김무성 대표의 향후 대권행보에 적신호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 일각에서는 여권 내의 반대 세력이 김 대표의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주장과 총선 공천권을 막기 위해 의도적으로 판결내용을 흘렸을 가능성이 높다는 '권력암투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표의 경우 고질적인 당내 친노계와 비노계의 갈등을 정면돌파하기 위해 '당 대표직 재신임'이라는 승부수를 던진 상태여서 향후 입지가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2·9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지 불과 7개월여가 지났을 뿐이지만 당내 친노계와 비노계의 갈등이 극으로 치달으면서 문 대표는 다시 재신임을 물어야 할 처지가 됐다.

문 대표는 11일 자신에 대한 재신임 여부를 자동응답전화(ARS)를 통한 전 당원 투표, 국민여론조사로 묻고, 두 방법 중 어느 한 쪽에서라도 불신임을 받으면 대표직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했다.

당원 투표와 국민여론조사를 합산하지 않고 각각 실시해, 당심(黨心)과 민심(民心)을 어느 한 쪽에서라도 재신임이 이뤄지지 않으면 깨끗하게 물러나겠다는 의미다.

새정치연합의 계파는 영남 기반의 친노계가 대다수인 주류와, 호남기반의 비주류로 분류된다. 비주류는 '호남발 위기론'을 언급하며, 문 대표의 사퇴를 촉구해왔다. 

새정치민주연합의 경우 당원의 60% 가량이 호남권 출신이다. 수도권 당원 역시 호남출신이 많아 당원투표에서의 재신임을 장담하기 힘들다.

당의 한 관계자는 "문 대표는 대권을 바라보고 있는 만큼 비주류의 반발을 언젠가는 넘어야 할 산으로 보고 있다"며 "당의 분열 상태가 지속되면 총선도, 대선도 이기지 못할 것이라는 절박감이 이같은 결정을 끌어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두 대표가 모두 위기에 놓이면서 당장 '오픈프라이머리', '권역별 비례대표제' 등이 걸린 여야의 '총선룰' 논의에 제동이 걸렸다.

김무성 대표가 지난 2일 교섭단체 연설을 통해 선거룰 논의를 위한 여야대표 회동을 전격 제안하면서 추석 전에 여야 대표가 만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졌었지만 문 대표의 거취가 불투명해지면서 관련 논의가 올스톱됐다.

더불어 이번 파장이 확산될 경우 여야 모두 혼란에 직면, 정치현안에 대한 협의와 처리에도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문 대표가 직을 건 마당에 지금 만나서 총선룰 논의를 할 수 있겠느냐"며 "야당 상황이 정리된 후 일정이 진행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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