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맞수' 삼성과 애플이 인간의 사고방식을 본뜬 '인공지능(AI)'을 무기로 새로운 전쟁을 준비 중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과 애플은 사람없이 저절로 움직이는 '무인 자동차' 같은 미래 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 사업화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삼성은 인공지능 기술의 시장성을 시험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삼성의 투자회사 삼성벤처투자는 올 초 세계 최초 가정용 로봇 개발 벤처 '지보(JIBO)'에 200억원 가량을 투자했다. 지보는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고 소통하는 인공지능 로봇 출시를 준비 중이다. 삼성은 지난달 세계적 인공지능 기술력을 보유한 벤처 '비캐리어스'에 대한 투자도 결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인공지능 관련 벤처에 잇따라 투자하고 있는 것은 인공지능을 미래성장 동력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라면서 "하반기 인공지능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삼성은 또 인공지능 기술을 '돈 되는 기술'로 바꾸기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다. 데이비드 은 삼성전자 글로벌혁신센터 수석부사장은 미국에서 스타트업과 협력해 인공지능 기술의 사업화를 모색하고 있다. 은 부사장은 지난해 8월 사물인터넷 플랫폼 전문기업인 스마트싱스 인수를 이끌며 역량을 인정받았다.
애플도 인공지능을 차세대 핵심 기술로 보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인공지능 분야에서 86명 이상의 박사급 인재 영입에 나섰다. 애플은 지난해 9월 독일 자동차 회사 메르세데스벤츠의 연구개발(R&D) 책임자인 요한 융비르트를 끌어들인 바 있다.
애플은 인공지능 관련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모바일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스웰(Swell)', 소셜 미디어 분석 업체 '톱시(Topsy)', 지능형 개인 비서 앱 개발업체 '큐(Cue)'도 인수했다.
특히 애플은 무인 자동차 개발계획 '타이탄 프로젝트'를 가동하며 무인 자동차 관련 연구·개발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삼성과 애플이 인공지능에 힘쏟고 있는 것은 주력 제품인 스마트폰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새로운 돌파구 마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관련 시장은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무인 자동차는 2017년부터 도로를 달리기 시작해 2025년께 46조원에 달하는 시장을 형성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