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종합2보]국방부 "경계태세 유지…워치콘 3→2로 격상"

北, 화전양면술 자유자재 구사…방심 못해

남북이 22일 오후 6시 판문점에서 고위급 접촉을 하기로 합의했지만 국방부는 최고 수준의 경계태세를 유지하며 비상대기 상태를 풀지 않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한미연합사령부와 협의해 대북 정보감시태세인 '워치콘'도 '3'에서 '2'로 한 단계 더 격상하고 북한군 동향을 정밀 감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전형적인 화전양면술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며 냉온탕을 오가는 방식으로 그동안 남북관계를 이용해 왔기 때문에 혹시라도 모를 도발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국방부 관계자는 "한미가 협의해 대북 정보감시태세인 워치콘을 기존 3에서 2단계로 높였다"며 "북한군 동향을 감시하기 위해 대북 정보 판단·분석 요원들도 대폭 확충한 상황이다"고 밝혔다.

워치콘 2단계는 위험 징후가 뚜렷한 상황에 내려지며 정찰기가 가동되는 등 다양한 감시와 분석활동이 이뤄진다.

워치콘은 5단계부터 1단계까지 있으며, 숫자가 낮을수록 위험수준이 높다는 의미다. 북한의 주요한 위협이 없는 경우 워치콘 4를 유지하나, 우리는 분단상황임을 고려해 꾸준하게 워치콘 3을 유지해왔다.

다만 국방부 관계자는 남북 고위급 접촉 시간인 6시에 맞춰 대북 확성기 방송을 했는지 여부에 대해 "우리의 정해진 일정에 맞춰 대북방송을 계속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국방부는 특히 지난 20일 북한의 포격 도발 이후 군사적 충돌을 우려하는 긴장감이 고조된 상황이라 최고 수준의 경계태세를 풀지 않고 있다.

이미 군은 한미 연합 정보자산을 이용해 북한군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면서 추가 도발에 대비한 공조체계를 강화하고 상황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최고 수준의 경계태세는 이전처럼 그대로 유지되고 변화되는 것은 없다.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북한의 움직임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며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최윤희 합참의장 역시 비상대기 상태를 유지한 채 북한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방부는 북한이 대북방송 중단을 요구하며 군사도발을 감행할 것이라고 위협한 상황에서 아직 협상이 이뤄지지 않은 만큼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남북 고위급 접촉 사실이 알려졌지만 침투 도발이 확실할 때 내리는 최고 수준의 경계태세인 진돗개 하나를 유지한 채 경계 태세를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한민구 장관과 최윤희 함참의장은 국방부에서 비상대기하며 북한의 동향을 실시간으로 보고 받고 있다. 전 군 지휘관들도 24시간 상황실에서 대기하며 북한군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는 북한이 최종 시한으로 제시한 오늘 오후 5시 이후 혹시라도 모를 도발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다. 그동안 남북관계에서 충돌이 있을 때마다 북한이 냉온탕을 오가는 전략을 편 터라 한시도 방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군은 북한이 포격 도발의 이유로 제시한 확성기 방송 역시 변함없이 시행하고 있다. 이번 사태로 중단했던 한미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도 재개하고 23일까지 실시키로 했다.

군 관계자는 "(대북 확성기) 방송 중지 문제는 오후 6시 고위급접촉을 봐야 한다. 협상이라는 게 예견할 수 없다. 오늘 저녁에 (협상이)되는 것을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하루에 11개의 (확성기) 방송시설에서 대북방송을 하고 있다. 1개 시설 당 하루 10시간 이상씩 하고 있다"며 "1개 시설에서 하루 3번에 걸쳐 보통 3~4시간씩 불규칙적으로 방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 연합 공조도 유지한 채 북한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있다. 특히 대북정보 감시태세인 워치콘 3도 그대로 유지하면서 북한군의 동향을 감시하고 있다.

최윤희 합참의장은 이날 오전 마틴 댐프시 미 합참의장과 전화통화를 갖고 북한의 위협 상황에 대해 공감하고 긴밀한 협의를 통해 북한 추가 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합참 관계자는 "양국 합참의장은 북한의 추가 도발시 한미 동맹차원에서 강력하게 대응해 나갈 것에 대해 인식을 같이 했다"고 전했다.

한미 공군은 또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연합공군 편대를이뤄 무력시위 비행을 실시했다. 비행에는 우리 공군 F-15K 전투기와 미 7공군 F-16 전투기 4대가 2개 편대를 이뤄 진행했다.

훈련에 참가한 전투기 편대가 북방한계선 인근까지 접근했는지는 파악되지 않지만 북한군이 보유한 감시자산으로 충분히 감지할 수 있는 상공에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군은 전투기의 속도나 레이더상의 표적 크기 등으로 한미 공군 편대 비행을 파악했을 것으로 군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군은 또 북한이 실제 도발을 감행할 경우에 대비해 미국 본토에서 항공모함을 급파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군이 긴장을 놓지 않고 있는 가운데 북한 역시 준전시체제를 유지하고 당장이라고 도발을 감행할 수 있는 준비를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군은 군사분계선(MDL) 인근 병력과 포병 화기 등을 작전에 용이하도록 배치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다만 후방부대의 화력이 전방으로 이동하는 대대적인 작전 준비태세가 이뤄지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현재 북한군은 완전군장을 하고 각자 위치의 진지에 포진해 있으며 병력들은 실탄 수령까지 마친 것으로 군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북한 포병 화기들을 갱도 밖으로 꺼내놓고 전투가 가능한 위치에 펼쳐놓는 준비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군 당국은 북한 포병부대 일부가 이동하고 사격훈련을 진행하는 징후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들 부대가 비무장지대로 이동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오늘 오후부터 76.2㎜ 평사포를 비롯한 북한 포병부대 일부가 움직이는 게 식별됐으나 비무장지대로 들어오지는 않았다"며 "전방의 포병부대가 갱도나 부대를 나와 즉시 사격할 수 있는 지역으로 이동해 전개하고 사격훈련을 하는 것도 관측됐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북한군이 당장 도발하거나 전투를 치를 준비를 갖추고 있지만 후방 포병 화기를 전방으로 전진 배치하는 등 특이동향은 관찰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남북 고위급 접촉이 성사돼 당장 무력 충돌 위기는 넘겼지만 북한은 굉장히 많은 타격 수단을 갖고 있다"면서 "남한 전체가 사격권인 무기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긴장을 늦추지 않고 북한군 전방의 움직임을 샅샅이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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