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공식적으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건강상태를 밝혔다.
롯데그룹은 신 총괄회장이 만 94세의 고령으로 인해 기억력, 판단력이 떨어져 있는 상태라고 13일 밝혔다.
이 같은 내용은 롯데그룹이 지난 11일 신동빈 회장의 대국민 사과발표에 앞서 정부 등에 전달된 롯데그룹 상황 설명 자료에서 밝혀졌다.
신 총괄회장은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과 차남 신동빈 회장의 경영권 분쟁이 진흙탕 싸움으로 치닫고 있지만 침묵을 지키고 있다.
지난 2일 신 전 부회장 측을 통해 방송에 공개된 영상에서 차남 신 회장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용서할 수도 없다"고 밝혔으나, 이후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지는 않았다.
또 지난 7일 신 전 부회장이 최근 신동빈 회장이 호텔롯데 주요주주인 L투자회사 12곳의 대표이사로 등기된 것과 관련, "아버지가 동생이 '멋대로 L투자회사 사장에 취임한 것이냐'고 화를 내셨다"고 전했으나, 본인은 입을 굳게 닫았다.
뿐만 아니라 일본 롯데홀딩스의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72) 대표이사 부회장이 신동빈 회장에 대한 지지의 의사를 밝히면 신 총괄회장의 건강 상태가 좋지 못한 점을 강조했다. 그는 "같은 질문을 다시 하거나 나를 한국 담당으로 헷갈려 했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 롯데그룹은 지난달 신 전 부회장이 일본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롯데홀딩스 이사진 해임은 신 총괄회장이 정상적으로 판단해 한 행동이라고 주장하자, 지난달 30일 한국 롯데그룹은 정식으로 신 총괄회장의 판단능력 문제를 입에 올렸다.
당시 롯데그룹은 입장 자료를 통해 "신 전 부회장과 일부 친족들이 고령으로 거동과 판단이 어려우신 총괄회장을 임의로 동행시켜 구두로 해임발표를 유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 총괄회장이 어느 정도의 의사 표현은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상황 대응 능력이 많이 떨어진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일각에선 제기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