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형제 간 분쟁에 대해 신격호 총괄회장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이 해임 지시서에 사인을 하는 등 이번 사태가 신 총괄회장의 뜻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신 총괄회장은 28일 귀국한 뒤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4층에 자리한 집무실 겸 거처에서 머물고 있다.
장남인 신동주 전 부회장과 상대적으로 이동이 자유로운 신영자 이사장이 수시로 들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0일 한국으로 들어온 두 번째 부인 시케미쓰 하스코 여사도 현재 롯데호텔 소공점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12년 이후 비행기 탑승을 자제해온 신 총괄회장은 이틀 연속 비행기를 타는 강행군에 기력이 급격하게 떨어져 의사의 진료를 받았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기력이 떨어져 의사 검진을 받은 뒤 휴식을 취하는 상태"라며 "건강이 위험한 상태는 아니다"고 말했다.
지난 30일 신동주 전 부회장은 "동생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롯데홀딩스의 대표이사직에서 내려오게 한 것은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뜻이었다"며 지시서 두 장을 공개했다.
이 지시서에는 신동빈 회장을 포함한 롯데홀딩스 이사 6명을 직위해제한다는 내용과 함께 신격호 총괄회장의 일본 이름 서명이 들어가 있다. 또 다른 서류에는 신동주 전 부회장 등 4명을 사장과 임원으로 임명하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해당 지시서는 26일 신 전 부회장과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 신동인 롯데자이언츠 구단주 직무대행이 롯데호텔 34층을 방문해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총괄회장은 신동빈 회장이 1조원의 적자를 제대로 보고하지 않은데 격노해 신 회장과 최측근인 이인원 부회장은 출입 금지를 내렸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 측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현재 신 총괄회장의 의중과 상태에 대해서는 확인이 불가하다"며 말을 아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