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서점가, 국내문학 퇴조 속 외국문학·에세이 강세

국내문학의 침체가 가속화되면서 외국문학과 에세이가 상대적으로 각광받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19일 출판계에 따르면 한국출판인회의가 집계한 7월 3주차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교보문고와 예스24 등 전국 온·오프라인 서점 8곳에서 판매한 부수 종합)에서 프레데릭 배크만의 '오베라는 남자'는 종합순위 3위에 올랐다.

리안 모리아티의 소설 '허즈번드 시크릿'이 10위,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 12위, 소설 '앵무새 죽이기'의 작가 하퍼 리의 두 번째 소설인 '파수꾼'(Go Set a Watchman)이 14위로 새롭게 순위권에 진입하는 등 해외소설이 강세다.

반면 국내 소설은 20위 권 내에 한권도 들지 못했다. 공지영의 에세이 '딸에게 주는 레시피'가 7위, 부모의 유아교육용 도서인 '엄마의 말 공부'가 19위에 자리하며 에세이가 선전 중이다.

인터넷서점 예스24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6월13일~7월12일) 국내소설 판매량은 -31%의 역신장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해외소설은 -7%로 집계됐다.

예스24 관계자는 "최근 해외소설은 확실히 국내소설에 비해 판매가 좋은 편"이라며 "물론 작년에 비해 둘 다 감소세이지만 도서정가제 영향을 감안해보면 해외소설이 국내문학에 압도적으로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대형 타이틀 출간의 부재, 기성작가들이 책을 안 내는 점 등이 국내소설 부진의 이유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성광 예스24 문학 담당MD(상품기획자)는 "2013년 소설가 조정래의 '정글만리' 열풍 이후 국내 소설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며 "단단한 독자층을 보유한 스타작가들의 신작 출간이 거의 없었고, 그 사이에 소설 독자들은 국내 소설보다는 해외 소설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요나스 요나손, 무라카미 하루키, 베르나르 베르베르, 히가시노 게이고, 프레드릭 배크만 등이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세월호 참사 이후의 충격과 함께 '세월호 이후의 문학'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면서 많은 작품들이 출간을 결정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고, 출간이 연기되기도 했다"며 "그러다보니 스타 작가들의 작품들을 만날 수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야기의 내용이나 형식의 면에서 좀 더 새로운 것을 찾는 젊은 세대의 요구에 한국소설이 아직 대답을 찾고 있는 중이라는 점도 국내소설 부진의 요인이다"며 "반면 오쿠다 히데오, 요네자와 호노부 등의 일본 작가와 도나 타트(황금방울새), 앤터니 호로비츠 등의 영미권 작가, 넬레 노이하우스(독일) 등은 최근 해외문학 판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밝혔다.

인터파크도서는 최근 한 달(6월14일~7월13일)간 외국소설 판매량이 전년동기 대비 12%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년대비 거의 동일한 판매량을 보인 국내소설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수치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같은 기간 시·에세이 판매량은 전년동기 대비 7% 증가했다.

송현주 인터파크도서 문학인문팀 MD는 "최근 '오베라는 남자' '황금방울새' '나오미와 가나코' 등 외국 소설 신간이 베스트셀러에 진입한데다 '나미야 잡회점의 기적'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등도 1년 이상 꾸준한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며 "국내소설의 경우 대형 작가의 장편소설 신간 출간이 많지 않아 기존의 스테디셀러 위주로 꾸준히 판매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배예랑 인터파크도서 문학인문팀 MD는 "최근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 '마음 필사' 등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는 필사책이 독자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으며 시·에세이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며 "이 밖에 '딸에게 주는 레시피' '시를 잊은 그대에게' '그래도 괜찮은 하루' 등도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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