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허인철號 오리온 1년, 대어 '홈플러스' 낚을까

오는 7월이면 오리온으로 새 둥지를 튼 허인철 부회장이 취임 1년을 맞는다. 인수합병(M&A) 성적이 전무한 오리온그룹이 허 부회장의 영입 이후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오리온은 전문경영인에게 처음으로 부회장 타이틀을 달아줬다. 허 부회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오리온은 25일 홈플러스 인수 관련 예비 제안서를 잠재적 매도인에게 제출했다고 공시했다. 오리온 측은 "향후 구체적인 사항이 확정되는 대로 공시 하겠다"고 밝혔다

오리온의 홈플러스 인수전 참여 관전 포인트는 허 부회장의 면면과 인수자금 조달 방법이다. 

그의 이름 앞에 항상 따라 붙는 수식어가 있다. 'M&A(인수합병)의 귀재' '재무통' 등 신세계 재직 당시 크고 작은 M&A가 그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허 부회장은 1986년 삼성그룹에 입사한 뒤 1997년 신세계로 자리를 옮겼다. 경영지원실 경리팀장과 재경·관리담당 임원을 지낸 그는 2006년 신세계 경영지원실 부사장(전략기획실장)에 임명되고 나서부터 그룹 내에서 입지전적인 인물로 주목받았다. 

신세계 경영지원실은 신세계 모든 계열사의 전략을 수립하고 M&A와 신성장동력을 관장하는 부서다. 허 부회장이 경영전략실 부사장에서 사장을 지낸 2006~2011년 신세계는 ▲월마트코리아 인수(2008년) ▲신세계 드림익스프레스 매각(2008년)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 부지 매입(2008년) ▲신세계와 이마트의 인적 분할(2011년) ▲센트럴시티 인수(2012년) 등이 숨 가쁘게 이어졌다. 

오리온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허 부회장이 신세계그룹 재직 시절 M&A 등을 총괄하는 업무를 맡았던 만큼 오리온에서도 이러한 업무에 공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리온이 홈플러스를 인수하기에는 그룹 규모가 크지 않아 현금자산이 충분치 않다는 전망도 적지 않다. 현재 홈플러스의 인수가격은 가치산정방식에 따라 약 5조~7조원 대로 평가되고 있다.

기업의 현금 창출력을 나타내는 상각전이익(EBITDA) 8227억원(2014년)을 기업가치(EV)와 비교한 지표인 에비타 배수(EV/EBITDA)로 계산하면 6조5000억원 수준의 인수자금이 필요하다.

이에 반해 오리온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900억원 수준으로 홈플러스 인수시 제3의 재무적 투자자와 함께 할 가능성이 큰 상태다. 해당 상황을 모두 감안해도 현금성자산 규모가 작아 인수가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박찬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매각대금과 비교해 오리온의 현금자산 규모가 매우 작고, 2000년대 중반 이후 오리온이 제과 사업에 집중해온 점에 근거하면 홈플러스 인수는 현실성이 낮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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