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20)이 한국인 최초로 세계적 권위의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바이올린 부문에서 우승했다.
31일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에 따르면 임지영은 3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폐막한 '2015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바이올린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2만5000유로(약 3035만원)의 상금을 수여 받게 된다. 일본 음악 협회의 후원으로 명기 스트라디바리우스 '허긴스(Huggins)' 바이올린을 4년간 임대 받아 사용하게 되는 특전이 주어진다.
또 벨기에를 비롯해 폴란드, 미국, 대만 등에서 연주기회도 얻게 된다.
임지영은 2008년 금호영재콘서트를 통해 한국 음악계에 데뷔했다. 2014년부터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후원으로 이태리 고악기인 1794년 크레모나産 주세페 과다니니를 연주하고 있다.
2013년 헨리마토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및 뮌헨 ARD 국제 콩쿠르 입상, 지난해 인디애나폴리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3위 및 특별상 등을 휩쓸며 클래식 음악계의 주목을 받았다.
금호아시아나솔로이스츠, 대관령국제음악제, 뮌헨 캄머 오케스트라, 미국 인디애나폴리스 심포니오케스트라 협연 등 국내외에서 활발한 연주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조기 입학, 김남윤 교수를 사사하고 있다.
임지영은 이번 수상에 대해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을 통해 "실감이 나지 않는다. 무척 기쁘다. 최선을 다한다는 마음으로 콩쿠르에 임했다"고 말했다.
"콩쿠르 기간 내내 다른 친구들과 어울려 잘 보낼 수 있었다. 일반 연주였다면 연주 평가가 어땠는지 더 신경 쓰였을 텐데, 콩쿠르여서 오히려 마음이 편한 것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 임지영을 지도해 온 스승이자 이번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김남윤 교수는 "그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심사를 몇 번 나갔는데, 그 때마다 한국인을 우승시키는 날이 오도록 지도하겠다고 마음 먹었다. 바로 오늘이 그 날이라 무척 기쁘다"고 말했다.
"임지영이 무대에 나오자 소리가 홀을 압도했고, 심사위원 모두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고 심사 경위를 설명했다.
올해 75주년을 맞은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는 바이올린, 피아노, 성악 부문이 3년에 한번씩 차례로 열린다. 러시아 차이콥스키 콩쿠르, 폴란드 쇼팽 콩쿠르와 함께 '세계 3대 콩쿠르'로 통한다.
올해 바이올린 부문에는 19개 국가에서 총 62명의 바이올리니스트가 참가했다. 최종 결선에는 금호영재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 이지윤, 임지영을 포함 총 12명의 참가자가 선발됐다.
역대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바이올린 부문의 한국인 수상자로는 1976년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3위), 20015년 금호영재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6위), 2009년 바이올리니스트 김수연(4위), 금호영재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윤소영(6위), 최예은(파이널리스트), 박지윤(파이널리스트), 2012년 금호영재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3위)가 있다.
2016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는 피아노 부문으로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