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시탈’ ‘태양을 향해 달려라’ ‘무당거미’ ‘제7구단’ ‘카멜레온의 시’ ‘날아라 슈퍼보드’ ‘오!한강’ ‘비트’ ‘타짜’ ‘식객’ ‘꼴’ ‘말에서 내리지 않는 무사’ ‘허허 동의보감’….
만화가 허영만(68)이 지난 40여 년간 걸어온 만화인생을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 풀어놓는다.
29일부터 ‘창작의 비밀’이란 제목으로 열리는 이 전시는 허영만이 그린 15만 장의 원화와 5000장이 넘는 드로잉에서 500여 점을 선별해 소개한다. 작품 창작을 위해 끊임없이 기록한 취재노트, 소소한 일상을 만화로 그린 만화일기 등이 포함됐다.
그의 첫 히트작인 ‘각시탈’과 애니메이션 원작 ‘날아라 슈퍼보드’, 1990년대 청춘의 팬덤이자 대중문화의 폭발을 보여준 ‘비트’, 800만 관객을 모은 영화 ‘타짜’, 4년간의 구상과 2년여의 취재로 한국 만화사에 우뚝 선 요리만화 ‘식객’, 1980년대 대학생의 필독서 ‘오! 한강’ 등이 전시 메인 테마로 구성된다.
특히 1974년 발행된 ‘각시탈’의 초판본 원화 149장이 처음으로 공개된다. 붓과 펜으로 수정된 터치, 글귀를 하나하나 따서 붙인 말풍선, 컷마다 빨강 혹은 흰 펜으로 기재한 수정사항, 출판사에 축소와 확대를 요청한 코멘트 등을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만화책 속의 작은 만화 컷을 200호 대형캔버스에 옮겨놓은 작품 10여 점과 실제 원화 30여 점이 전시장을 채운다. 1988년부터 허영만 화실에서 2년을 함께한 제자 윤태호가 그린 허영만의 작품 ‘벽’ ‘망치’ 컷들도 나온다. 윤태호의 ‘이끼’ ‘미생’ ‘파인’ 원화는 덤이다.
허영만에 대한 오마주 작품도 함께한다. 전시 총감독이자 설치미술 작가 한원석은 허영만의 창작이 시작되는 ‘손’에서 영감을 받아 설치 작품으로 전시장 도입부를 꾸몄다. 또 만화 속 평면적인 주인공들을 입체화한 모형인형 ‘각시탈과 무당거미의 이강토’ ‘제7구단의 고릴라’ ‘식객의 성찬’ 등이 설치된다.
아톰과 미키마우스를 합성한 캐릭터인 ‘아토마우스’로 잘 알려진 팝아티스트 이동기의 대형 평면 작품도 있다.
전시 큐레이터 정형탁은 “이번 전시는 단순히 허영만의 히트작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허영만의 만화 도구, 소장품 화실 벽에 걸린 경구가 적힌 쪽지, 책상에 붙은 메모들까지도 전시장 곳곳에 배치했다”며 “그가 한국의 대표적인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입지를 굳히게 된 창작의 비밀과 인간 허영만의 삶까지 고스란히 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시는 7월 19일까지 이어진다. 성인 1만2000원, 청소년 1만원. 070-7533-899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