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열풍을 일으킨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43) 파리경제대학 교수의 '21세기 자본' 한국판이 출간되기 전부터 기세가 거세다.
11일 '21세기 자본' 한국판을 펴내는 출판사 글항아리에 따르면, 12일 출간되는 이 책은 현재까지 5000부 이상의 예약 판매를 기록하고 있다. 순수 경제 학술서적으로는 이례적인 예약 주문량이다. 820쪽 분량에 가격이 3만3000원인 걸 감안하면 더 놀라운 수치다.
이에 따라 인터넷서점 예스24가 이날 발표한 9월2주 베스트셀러(4~10일) 차트에서 예약판매만으로 14위에 올랐다.
지난해 8월 프랑스, 올해 4월 미국에서 번역 출간된 '21세기 자본'은 자본주의에 대한 실증적인 분석과 파격적인 대안을 제시하며 세계에 '피케티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경제적 불평등을 배태하는 자본주의의 작동 원리를 파헤친다. 피케티는 소득 불평등의 근본 원인으로 자본수익률이 경제성장률보다 늘 높다는 이론을 제시한다. 즉 임대료와 이자 등 자본이 스스로 증식해 얻는 소득이 임금 등 노동으로 벌어들이는 소득을 웃돌기 때문에 부자와 빈자 사이에 소득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진다는 것이다.
그는 이에 따라 '대담한 대안'을 내놓는다. 극소수의 최고 소득에는 현 수준부터 훨씬 더 높은 세율로 과세를 하자고 주장한다. 누진적인 글로벌 자본세 도입도 꺼내든다.
피케티는 책에서 자본주의 자체를 비난하는 데에는 관심이 없으며, 공정하고 민주적인 사회질서를 이루기 위한 적절한 제도와 정책들을 만드는 데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찬반 논쟁도 불붙고 있다. 특히 영국 경제신문 파이낸셜타임스는 피케티의 통계분석에 오류가 많다고 깎아내렸다. 그레고리 맨큐, 마틴 펠드스타인 등 비교적 보수적인 경제학자들 역시 피케티의 의견에 반박했다.
피케티는 19일 내한, 세미나와 강연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