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왕과 소속팀 우승을 모두 놓친 김신욱(25·울산)이 2013년 K리그를 빛낸 최고 선수에 오르며 아쉬움을 씻어냈다.
김신욱은 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2013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기자단 투표 전체 유효득표수 113표 중 90표를 받아 각각 12표, 11표에 그친 이명주(23·포항)와 하대성(28·서울)을 따돌리고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
MVP를 수상한 김신욱은 상금 1000만원과 부상으로 황금 트로피를 받았다. 김신욱은 아울러 팬들이 뽑은 '팬타스틱(FANtastic) 플레이어' 선정과 베스트11 공격수 부문에도 이름을 올리는 겹경사를 누렸다.
김신욱은 "이 상은 저에게 많은 분들이 선물해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함께 믿어준 울산현대 동료들이 언제나 고맙다. 함께한 순간 자체가 감동이었다. 개인적으로 훈련시켜주신 코칭스태프께도 감사드린다. 올 한해 K리그를 빛내기 위해 알게 모르게 고생했던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얼마나 발전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늘 처음이라는 자세를 잊지 않겠다. 앞으로도 K리그 발전에 도움을 주는 선수가 되겠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과천고와 중앙대를 거쳐 2009년 울산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뛰어든 김신욱은 데뷔 첫해를 제외하고 매년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나날이 성장해왔다.
올해는 국가대표를 오가며 공격수로서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기도 했다. 올시즌 19득점에 성공하며 득점왕을 노렸지만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데얀(19골)에게 아쉽게 득점왕을 내줬다. 36경기에 출전한 김신욱은 K리그 규정에 따라 29경기를 소화한 데얀에게 밀렸다.
팀 우승이 걸려있는 포항스틸러스와의 시즌 마지막 경기에 경고 누적으로 인해 나설 수 없었던 김신욱은 팀이 1-2로 역전패하는 것과 데얀이 득점왕에 오르는 것을 벤치에서 지켜봐야 했던 아픔을 딛고 최고의 별로 우뚝 섰다.
일생에 단 한 번 밖에 수상하지 못하는 '영플레이어상(옛 신인상)'의 영광은 고무열(23·포항)에게 돌아갔다. 포항은 지난해 이명주(23)에 이어 2년 연속 영플레이어상 수상자를 배출하며 화수분 축구의 진가를 보여줬다.
포항의 대한축구협회(FA)컵 우승과 정규리그 우승 등, '더블'을 이루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고무열은 올해 34경기에 출전해 8골 5도움을 기록했다.
영플레이어상은 만 23세 이하, 국내외 프로 출전 햇수 3년 이내에 들며 해당 시즌 전체 경기 중 1/2 이상 출전 선수에게 돌아간다.
고무열은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돼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큰 상을 받도록 도와주신 황선홍 감독님을 비롯한 동료 선수에게 고맙다. 무엇보다 팀 동료들이 이 상을 받게 만들어 준 것 같다. 마지막으로 부모님 과 형, 고생이 많았는데 고맙고 사랑한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취임 3년 만에 포항에 FA컵 우승과 정규리그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선물한 황선홍(45) 감독이 영예의 감독상을 수상했다. 총 113표 가운데 75표를 받은 황 감독은 33표를 받은 울산의 김호곤(62) 감독을 크게 따돌렸다.
황 감독은 "제가 이 상을 받아도 될 지 생각을 많이 해봤다. 과분한 상인 것 같다. 사장님을 비롯한 구단 프런트분들과 멀리까지 와주신 서포터분들께 감사드린다. 감독 생활을 하면서 어려움을 많이 겪었는데 도와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많이 모자라는 감독을 따라 와준 선수, 코칭스태프,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앞으로 더 좋은 축구로 보답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포항은 감독상·영플레이어상 등을 휩쓸며 우승팀다운 영예를 누렸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까지 오르면서도 정규리그 4위의 성과를 거둔 서울은 득점상과 도움상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26경기에 출전해 19골을 터뜨려 득점상을 받은 데얀은 2012년 31골·2011년 24골로 득점상에 오른 바 있어 K리그 최초 3년 연속 득점상 수상의 영광을 누렸다.
11월 한 달 동안 5경기에서 8골을 몰아친 데얀은 단숨에 김신욱을 한 골 차로 추격했고 전북현대와의 시즌 최종전에서서 한 골을 넣어 대기록을 완성했다.
올 시즌 35경기에 출전해 13도움을 올린 몰리나는 K리그 최초로 2년 연속 도움상을 수상했다.
이외에도 인천유나이티드의 수문장 권정혁(35)은 올시즌 전 경기 전 시간 출전을 기록하며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날 시상식은 처음으로 챌린지(2부 리그) 시상도 함께 진행됐다. 챌린지 MVP는 이근호(28·상주)가 차지했다.
이근호는 기자단 투표에서 총 108표 가운데 101표를 얻는 압도적인 지지로 염기훈(4표·경찰축구단)과 알렉스(3표·고양)를 크게 제쳤다.
국가대표 공격수이자 상주 공격의 핵인 이근호는 올 시즌 15골을 넣으며 소속팀 상주의 챌린지 우승을 이끌었다. 15골로 챌린지 득점상까지 차지한 이근호는 베스트11 공격수 부문까지 이름을 올려 챌린지 3관왕에 올랐다.
강원FC와의 승격 플레이오프를 통해 1부 리그 승격을 바라보고 있는 상주의 박항서(54) 감독은 챌린지 최우수감독상을 받았다. 108표 가운데 97표를 받아 각각 6표와 5표를 받은 조동현(경찰축구단), 조덕제(수원FC) 감독을 따돌렸다.
올 한 해 11도움을 올린 염기훈(경찰축구단)은 챌린지 도움상을 받았다. 10도움을 기록한 루시오(광주)를 간발의 차로 제쳤다.
이 외에도 성남일화의 박규남(77) 단장은 25년간 프로축구에 쏟은 열정을 감안해 공로패를 수상했다.
박 단장은 "공로상을 받아서 대단히 죄송하고 미안한 생각을 갖고 있다. 한국 축구가 더욱 발전되고 그렇기 위해서는 프로축구가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기원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2013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대상 수상자 명단
△최우수선수상=김신욱(울산)
△감독상=황선홍(포항)
△영플레이어상=고무열(포항)
△득점상=데얀(서울)
△도움상=몰리나(서울)
△K리그 클래식 베스트11
▲GK=김승규(울산)
▲DF=아디(서울)·김치곤(울산)·이용(울산)·고무열(포항)
▲MF=고무열·이명주(이상 포항)·하대성(서울)·레오나르도(전북)
▲FW=김신욱(울산)·데얀(서울)
◇2013현대오일뱅크 K리그 챌린지 대상 수상자 명단
△최우수선수상=이근호(상주)
△감독상=박항서(상주)
△득점상=이근호(상주)
△도움상=염기훈(경찰축구단)
△K리그 챌린지 베스트11
▲GK=김호준(상주)
▲DF=최철순·김형일·이재성(이상 상주)·오범석(경찰축구단)
▲MF=염기훈(경찰축구단)·이호(상주)·최진수(안양)·김영후(경찰축구단)
▲FW=이근호(상주)·알렉스(고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