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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떨게 한 '성과급 논란'...SK 이어 LG 등 타기업으로 확산되나

SK하이닉스, 성과급 관련 노사갈등 확산돼
SK 그룹사 외에 LG 등 타기업도 논란 조짐
직원들, 성과급의 형평성·투명성 주로 지적

 

[파이낸셜데일리 강철규 기자]  최근 일부 대기업 사이에서 '성과급' 규모를 놓고 직원들의 반발이 빗발쳤다. 해당 기업의 직원들은 동종업계 혹은 타부서와 비교해 낮은 성과급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경영진에 직접 반기를 들었다. 성과급 액수 자체가 아니라, 지급 기준에 대한 투명성과 형평성을 갖추라는 게 직원들의 주된 지적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전날 노사협의회를 통해 전 임직원에게 우리사주 매입 권리를 제공키로 하고, 초과이익분배금(PS)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달 말 임직원에게 연봉의 20% 수준을 성과급으로 지급한다고 공지했는데, 이를 두고 직원들 사이에서는 성과급 규모가 호실적에 비해 박하며 경쟁사 대비 크게 낮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에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해 연봉을 전부 반납한다고 밝히고, 이석희 최고경영자(CEO) 사장은 올해는 성과급 예상 수준에 대해 소통하겠다며 직원들 달래기에 나섰지만 직원들 사이에서는 당장의 실질적 조치에 대한 불만이 계속됐다. 이에 결국 우리사주, 복지포인트 지급 등을 통해 이번 갈등은 다소 가라앉은 분위기다.

SK하이닉스의 모회사인 SK텔레콤도 비슷한 논란이 불거졌다. SKT 노조는 최근 박정호 부회장에게 실적 대비 성과급이 줄 것으로 우려된다며 성과급 산정 기준에 대한 투명성을 지적하고, 성과급 체계 전면 개편을 요구했다.

SK 그룹사에 이어 타그룹에서도 성과급 논란이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도 최근 노사협의 과정에서 사측이 기본급의 245%를 성과급으로 제시하자, 같은 그룹사의 사업부문과 비교해 못 미치는 지급률이라며 불만이 터졌다. LG전자는 이달 말 성과급 지급 전인데, 벌써부터 성과급 규모에 관심이 모아지는 분위기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연간 기준 적자를 내며 PS를 지급하진 않았지만 고정급의 50% 수준을 격려금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매년 사업부별로 다르게 책정되는 PS 규모에 상대적 박탈감이 생긴다는 일각의 목소리가 있었다. 반도체사업부 직원들은 연봉의 47%를 초과이익분배금(OPI)으로 받은 반면 무선사업부와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는 연봉의 50%를 OPI로 받았다.

 

직원들은 불투명한 기준의 성과급 책정은 납득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형평성과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으니 일한만큼 보상받지 못할 수 있다는 생각에 사기저하도 심각하다고 한다.

반면 기업들은 성과급 자체가 노사 협의사항이 아닌데도 직원들의 반발이 커지며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미래를 대비해야 하는 시점에 인력 이탈까지 걱정할 판이 됐다. 성과급 산정 기준에 대한 완전히 투명한 공개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데, 매년 비슷한 논란이 불거지면 노사화합도 멀어질 수도 있어 고민이 크다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비슷한 논란을 막기 위해서는 기업의 선제적이고 지속적인 소통 노력이 필요하다고 봤다. 실제로 삼성전기의 경우 OPI 지급률이 14% 수준으로 높지 않지만, 그동안 경계현 사장 등 경영진이 매주 임직원과 갖는 소통 시간에서 OPI 등에 대한 일부 정보를 공유해 불만이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젊은 층은 공정, 정의에 대해 민감한 세대"라며 "직원들이 실적 대비 낮은 성과급에 의문을 가졌던 데 대해 회사는 선제적으로 설명에 나섰어야 했다. 이번 사례는 소통 부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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