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신한은행 채용비리, 수뇌부 개입 어디까지

은행 넘어 그룹 수뇌부도 배제 않고 수사
다른 은행 수사, 대부분 실무자급만 기소
행장은 무혐의나 영장 기각 등 용두사미
신한은행 경영진도 사법처리될지 미지수
前행장 사망·부행장 구속 기각 등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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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데일리=김유미 기자] 신한은행 채용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윗선의 연루 의혹을 들여다보고있는 가운데 당시 수뇌부의 개입 정황이 어느 정도까지 드러날지 주목된다.


  주요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한 동시다발적인 금융권 채용비리 수사 결과를 두고 일각에서는 용두사미 수준이라는 비판이 있었던 만큼 검찰이 신한은행 수사를 통해 구겨진 체면을 세울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26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주진우)는 신한은행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 행장급 등 당시 고위 임원들의 개입 정도를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의혹의 핵심은 지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진행한 채용에서 특정인에게 특혜를 제공하거나, 정해진 기준에서 벗어나 임의로 성별 등에 따른 차별을 했는지 여부다.


  검찰은 신한은행에서 벌어진 부정 채용 정황이 다른 은행과 비슷하게 이뤄졌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다른 연루자들, 특히 윗선에 대한 수사를 확대해나가고 있지만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부분 '깃털' 처벌로 수사 한계…노조·시민단체 "용두사미" 비판

 문재인 정권에서 주요 적폐로도 지목된 채용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는 금융권의 경우 신한은행 외에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KB국민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을 대상으로 광범위하게 이뤄졌다.


  하지만 수사 결과 발표 이후 시민사회단체나 금융노조 등에서는 부정 채용을 청탁하거나 이를 알았을 최고위층에 대한 사법처리가 부실했다고 지적하면서 "면죄부를 준 것이나 다름없다"라고 검찰을 비판했다.


  실제로 금융권 채용비리 수사에서 구속기소된 이들은 '깃털' 정도의 실무진이 대부분이다. 행장급이나 부행장급 일부도 그나마 구속영장이 기각돼 불구속 상태에서 가까스로 재판에 넘겨졌고, 지주회사 회장과 같은 '몸통'이나 특혜채용의 수혜자에 해당하는 쪽은 대개 혐의를 벗고 처벌 대상에서 제외됐다.


  서울북부지검에서 수사한 우리은행은 지난 2월 행장급까지 불구속 기소됐다. 기소 대상은 우리은행 이광구(60) 전 행장과 남모(59) 전 수석부행장 등 6명이다. 이 전 행장이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과 국정원 간부 자녀, 다른 은행 간부 자녀들이 부정하게 채용되는 과정에 개입한 의혹이 쟁점이다. 이 전 행장 등에 대한 재판은 10월11일 8회 기일을 앞두고 있다.


  하나은행 또한 행장급까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서부지검은 KEB하나은행의 송모(54) 전 인사부장 등 2명을 지난 4월 구속기소한 후, 두 달 후 함영주(61) 행장과 장모(63) 전 부행장 등 4명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함 행장에게는 2015년과 2016년 신입 채용 과정에서 불합격 대상자를 합격시키고, 남녀 비율을 사전에 4대 1로 인위적으로 조정해 차별적으로 채용한 혐의가 적용됐다. 함 행장 등에 대해서는 10월17일 2회 공판 기일이 예정돼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부행장급까지만 기소돼 1심 결론을 앞두고 있다. 서울남부지검은 국민은행을 수사해 이모(59) 전 부행장 등 4명을 지난 5월 재판에 넘겼다. 이 전 부행장 등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신입과 인턴 채용에서 평가등급을 높이거나 면접 점수를 조작해 청탁 대상자들에게 특혜를 제공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검찰은 채용비리가 이뤄졌을 당시 인사팀장 오모씨에게 징역 4년을, 이 전 부행장과 김모 전 인사본부장 및 권모 인사총괄 상무에게 각각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이들에 대한 1심 선고는 10월11일로 예정돼있다.

 

◇실무진에서 윗선으로 수사 확대…실제 사법처리는 미지수

 현재까지 신한은행에서는 중간 간부급들까지 기소가 이뤄졌다. 서울동부지검은 지난 17일 전직 인사부장 2명을 업무방해,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관련자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수사선상에는 조용병(61) 신한금융지주 회장 등 사건 당시 고위급 임원들이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은 2015년 3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행장으로 재직했다.


  검찰은 또 신한금융그룹의 다른 계열사에서 부정 채용이 있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해당 조사를 통해 신한금융그룹 내 다른 고위급이 의혹에 연루된 정황이 드러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검찰은 당시 수뇌부가 부정을 알았거나 개입한 정황이 포착될 경우 소환 조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다만 당시 행장급 이상을 포함해 신한금융그룹 경영진까지 사법처리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유력한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는 행장급 인물들에 대한 조사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거나 부행장급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 등은 수사를 윗선으로 확대하는 과정에서 제약을 줄 수 있는 걸림돌이다.


  예컨대 신한은행 고위급 임원 가운데 서진원 전 행장은 지난 2016년 지병으로 사망했다. 그의 행장 재임 기간은 2010년 12월부터 2015년 3월로, 채용비리 의혹이 제기된 기간과 상당 부분 겹친다.


  검찰은 구속된 전직 인사부장들과 함께 윤모 전 부행장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사유 등으로 영장을 발부하지 않았다.


  다른 은행에 대한 수사에서도 검찰이 우리은행 이 전 행장과 하나은행 함 행장 등 수뇌부의 구속 필요성을 주장했으나 법원에서 받아들이지 않았던 전례가 있어 향후 수뇌부의 신병처리 방향 등도 고심할 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수뇌부나 청탁 의혹을 받는 이들에 대한 사법처리가 아예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일례로 앞선 수사에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혐의가 없는 것으로 판단돼 재판에 넘겨지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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