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발로 뛴 최태원 회장, 거침없는 M&A 광폭 행보 눈길

2015년 8월 경영에 복귀 후 SK M&A시계 '째각째각'

일본 도시바(東芝)가 반도체 자회사 '도시바메모리' 매각 입찰에서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3국' 연합을 우선협상자로 결정되면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공격적인 인수합병(M&A)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21일 NHK에 따르면 도시바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도시바메모리 매각처로 일본 정부가 주도하는 '한미일 연합'을 우선협상자로 결정했다. 한미일 연합은 도시바 반도체 기술이 중국 및 대만으로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고, 도시바 반도체 직원들의 고용을 유지하기 위해 일본 정부가 주도해 만든 것이다.

  SK그룹의 M&A역량이 지난 2015년 8월 최 회장 복귀 후 한층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최 회장은 지난해부터 굵직한 M&A를 통해 사업 재편을 꾀하고 있다. 위기일수록 투자에 적극 나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게 그의 승부수다.

  그는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17조원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이 중 4조9000억원을 M&A 등 전략적 투자에 쏟아붙겠다고 밝혔다. 이전까지 오너 부재 리스크로 번번이 좌초됐던 M&A의 물꼬를 본격화하고 나선 것이다.

  최 회장은 지난해 반도체용 특수가스 제조업체 OCI머티리얼즈(현 SK머티리얼즈)와 산업용가스 제조업체 SK에어가스를 인수했고 SK트리켐과 SK쇼와덴코를 설립했다. 지난해 11월에는 SK네트웍스가 동양매직(현 SK매직)을 인수하며 가전 사업에도 진출했다.

  SK의 M&A 행보는 올해도 거침없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미국 1위 화학기업인 다우케미컬의 '에틸렌아크릴산(EAA)' 사업 부문을 3억7000만달러(약 4225억원)에 사들였고 그룹 지주사인 SK㈜는 LG그룹과 반도체 빅딜을 통해 웨이퍼 제조사인 LG실트론을 6200억원에 인수했다.

  지난 18일에는 SK바이오텍이 미국계 다국적 제약회사 BMS(Bristol-Myers Squibb·브리스틀마이어스 스퀴브)의 아일랜드 생산 공장 인수에 성공했다.

  SK㈜ 자회사 SK바이오텍이 아일랜드 스워즈시에 위치한 BMS 대형 원료의약품 생산 공장을 인수한 것이다. 이 공장은 연간 8만1000L의 의약품 원료를 생산하고 있다. 현재 스워즈 공장에서 생산되는 원료의약품은 항암제, 당뇨치료제, 심혈관제 등 고령화로 수요가 급증하는 품목이어서 SK그룹은 큰 매출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9부 능선을 넘은 도시바 인수로 SK하이닉스는 단숨에 글로벌 반도체기업으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이번 인수는 최 회장의 혁신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 회장의 공격적인 경영은 위기 상황에서 수세적으로 대응할수록 글로벌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앞선 지난 4월 최 회장은 도시바 인수전에 총력을 기울이기 위해 직접 일본을 찾아 그룹의 반도체 사업 전략, 도시바 메모리 인수 의지 등을 직접 설명하고 설득하기 위해 도시바 경영진과 일본 금융계 인사들을 만났다.

  그는 "SK그룹은 올해 경영방침을 SKMS(SK Management System)의 실천 '딥체인지'를 통한 새로운 가치 창출로 정했다"며 "우리 안에서부터 변화를 추구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계 일각에선 SK그룹의 M&A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주력 계열사들의 현금창출능력이 뒷받침돼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2014~2015년 5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둔데 이어, 올해 8조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되는 상황이고, SK이노베이션도 지난해 3조2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내며 '실탄'을 확보해뒀다.
이같은 기본자산을 바탕으로 최 회장의 공격 경영 전략이 더해지면서 SK그룹의 M&A는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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