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노동생산성은 낮은 수준인 반면 규제와 사회갈등 지수는 최상위권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한국경제학회와 공동으로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OECD가입 20주년 기념 특별좌담회'를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OECD가입 20주년을 맞아 열린 이날 좌담회에서 발표자로 나선 랜달 존스 OECD 한국·일본 담당관은 한국의 강도 높은 규제가 경제 성장의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은 지난해 OECD 상품시장 규제지수에서 터키, 이스라엘, 멕시코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이 지수는 OECD 국가 내 상품시장에 대한 규제 및 시장구조 정보를 비교하도록 고안된 지표다.
그는 낮은 노동생산성 문제도 한국 경제가 직면한 과제로 꼽았다. 한국의 노동생산성은 OECD 상위 17개국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며, 특히 서비스업의 생산성은 OECD 전체 평균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이에 대해 한국이 OECD 국가 중 고령화속도가 가장 빠르다는 점을 본 원인으로 꼽았다.
랜달 존스 담당관은 "노동력이 급속히 줄고 여성의 경제참여율이 낮아 국가 생산성이 전반적으로 떨어지고 있다"며 "일과 삶의 균형을 높이기 위해 노동시장 유연성과 임금구조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의 사회갈등지수가 높다는 점도 이날 지적됐다. OECD 국가별 사회갈등지수에서 한국은 1.88로 멕시코(3.92), 터키(2.46)에 이어 3위다. 전체 국가들의 평균은 1.13이다.
권태신 한경연 원장은 "OECD 가입조건이자 지향하는 이념은 자유민주주의의 확립과 시장경제 활성화"라며 이 두 가지 척도에서 미흡하기 때문에 한국이 소득 2만불 트랩에 걸려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OECD 국가 중 멕시코, 터키에 이어 세 번째로 갈등이 심한 국가"라며 "아직 사회갈등 해소에 있어 법치주의 기반이 미흡하다"고 말했다.
법인세율 인상안도 세계적 추세에 역행하는 정책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권태신 원장은 "OECD 회원국의 평균 법인세율은 점차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우리와 경쟁 관계에 있는 아시아 주변국의 법인세율은 이미 우리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OECD 회원국의 평균 법인세율은 2000년 30.2%에서 2008년 23.9%, 올해 22.5%로 인하됐다. 아시아 주변국들의 법인세율은 대만 17%, 싱가폴 17%, 홍콩 16.5%, 태국 20% 수준으로 한국(24.2%)보다 낮은 수준이다.
조장옥 한국경제학회장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른 미국의 경제 정책 변화에 대응하려면 제도 혁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특히 최근 국회에서 논의 중인 법인세율 인상안은 세계적 추세에 역행한다. 문제는 해결하지 못한 체 경제성장의 둔화요인으로만 작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