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스포츠토토 참여와 승부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남자 프로농구 안양 KGC 전창진(52) 감독이 11일 경찰에 항의 방문을 했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전 감독과 변호사가 경찰과의 사전 협의없이 이날 오전 11시께 경찰서를 찾아왔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전 감독은 변호사 2명과 함께 중부서 형사과장, 해당 팀장을 만나 면담을 나눴다.
전 감독은 "여러가지로 구단 일을 봐주고 해야 하는데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의혹만 쌓이고 있다"며 "신속한 조사를 받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날짜를 확정할 순 없지만 최대한 신속하게 수사 중이며 빠른 시일 내에 조사 받게하겠다"고 답변했다. 이에 전 감독은 "어쩔 수 없는 상황임을 이해한다"면서도 "(조사 없이 지나가는) 시간들이 힘들다"는 내용의 발언을 했다.
경찰은 "선수 소환 조사를 안한 상태에서 감독부터 조사할 수는 없다"며 "필연적으로 조사해야할 사람들에 대한 조사를 다 하고 난 뒤 전 감독 조사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전 감독은 국민체육진흥법 위반(사설 베팅참여)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2014~2015시즌이 진행 중이던 지난 2~3월 당시 사령탑을 맡은 부산 KT 경기에 대해 사설 스포츠토토 사이트에서 수억원대의 거액을 베팅, 여러 차례에 걸쳐 불법 도박한 혐의다.
당시 전 감독 등은 기간 내 1경기 이상에 3억원을 걸어 1.9배의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경찰은 전 감독의 출국을 금지하고 전·현 구단 관계자와 선수 등을 상대로 한 참고인 조사를 벌여왔다.
현재 경찰은 승부조작이 의심되는 경기들에 대해 자체 분석 중이다. 전문가를 대동한 분석도 이야기됐었지만 아직 섭외 중인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전 감독이 조용히 왔다 가면 되는데 모 언론사 카메라를 대동해서 오니까 당황스러웠다"며 "지난 8일 변호사 출석 당시 경찰 입장을 충분히 말했는데도 빨리 소환해달라고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전 감독은 이날 경찰과의 면담에서 '출국금지' 제재를 풀어달라거나 혐의를 부인하는 등의 발언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오는 15일께부터 스코어 카드 등을 기초로 선수들을 소환해 참고인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한편 전 감독 측은 지난달 말께 "구속된 2명이 전 감독의 이름만 빌렸을 뿐"이라며 범행을 부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