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성패트릭 가톨릭 축제복과 할로윈 의상 차려입고 뉴욕 부활절 퍼레이드

뉴욕에서 해마다 열리는 20일의 부활절 퍼레이드에 시민들은 가장 좋은 옷을 차려 입거나 성패트릭 가톨릭 축제의 의상, 심지어 할로윈데이 의상까지 차려 입고 참가했다.

바바라 바이치치라는 한 참가 여성은 성 패트릭 성당 앞에서 디자이너 베시 존슨의 의상과 비슷한 옷을 입은 자신의 강아지 베시 존슨을 안아 올리며 "이 의상도 성 패트릭 축제 때 입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아복 디자이너 출신의 그녀는 퀸즈에서 이곳까지 남편과 함께 걸어왔다면서 "개인의 창의력이 마음껏 표출되는 이런 행사가 뉴욕에 사는 제일 큰 즐거움"이라고 말했다.

1880년부터 부활절을 맞아 5번가 인근에 즐비한 교회들로부터 나온 신도들이 자연스럽게 행진을 하게 되었던 이 부활절 축제는 최근 몇십 년 동안은 가장 행렬을 겸한 패션 축제로 변모했다.

롱아일랜드의 한 변호사는 이날 당근을 랩으로 싼 시가를 피우면서 당근 잎과 줄기를 재킷 포켓 장식으로 늘어뜨린 복장으로 눈길을 끌었다.

실리콘과 폴리에스터, 모직물로 만든 토끼 귀와 달걀들이 수북히 얹힌 챙 넓은 모자들의 물결도 빼놓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

부활절 드레스를 새로 장만해 입은 여성들의 화려한 행렬, 부활절 미사가 열리는 티모시 돌란 성당으로 밀려들어가는 고급 정장의 군중들 사이에서 사람들은 부활절의 의미를 잊지 않기 위해 종교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차림새로 이날을 축하하기도 했다.

이 성당은 무려 1억7500만 달러를 들여 수십 년 묵은 그을음과 매연으로 검게 변한 외부를 말끔히 청소하고 닦아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나치게 화려해진데다 할로윈 의상 등 악마적인 멋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많아서 일부에서는 "이것은 이방인들의 어둠의 축제이며 부활절을 조롱하는 짓"이라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뉴저지에서 온 보석상인 야쿱 칸은 "이런 행사는 그리스도와는 무관하며, 우리는 하느님의 분노를 자청하고 있는 것"이라고 외쳤다.

하지만 성당 앞에서 다음 미사를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은 "이 행사가 약간 재미 위주로 흐르긴 했지만 지금은 2014년이고 이 행사도 새로운 풍조의 하나로 받아들이며 즐기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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