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위원장 선출 바람이 은행권을 휘몰아치고 있다.
27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국민은행과 외환은행이 노조위원장을 새로이 선출한 데 이어 12월에는 우리은행, 씨티은행, 금융노조의 선거가 예정돼 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집행부 입후보자 등록을 마감하고 12월 17일 선거를 준비중이다. 위원장, 수석부위원장, 사무처장 3명이 한 조를 구성한다. 올 선거에는 4개조가 후보 등록을 마쳤다.
금융노조 선거는 현 위원장인 기호 2번 김문호(산업은행) 후보가 재선에 성공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 후보는 수석부위원장에 홍완엽 IBK기업은행지부 위원장과 백운선 KB국민은행지부 수석부위원장과 같은 팀을 결성했다.
김 위원장은 현직 프리미엄을 가지고 있지만 지난 3월 유강현 수석부위원장과 정현숙 사무처장이 공동 사퇴하는 바람에 리더십 부재논란에 휘말렸다.
하나금융그룹 아래 두 은행인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에서 모두 입후보자를 냈다는 것도 주목할 만한 일이다. 기호 3번 김창근 하나은행지부 위원장이 마재근(NH농협), 소병문(국민은행)씨와 한 팀을 꾸렸다.
기호 4번 김기철 외환은행지부 위원장은 정덕봉(국민은행), 최정근(농협은행)씨를 각각 수석부위원장과 사무처장으로 내세웠다.
기호 1번 정은석(국민은행) 현 금융노조 대의원은 어지원(수석부위원장), 서은숙(사무처장)씨와 출사표를 던졌다. 세 사람 모두 국민은행 출신이다.
현재 선거는 김문호 후보와 김기철 후보의 양강 구도로 형성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 20일 열린 국민은행의 2차 선거에서는 금융노조 대변인 출신인 성낙조 후보가 현 위원장인 박병권 후보를 누르고 국민은행지부 노조위원장에 당선됐다. 국민은행 노조 선거에서는 한 후보에 대한 비방 건으로 경찰서에 진정서가 접수되는 등 과열 양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 7일에는 외환은행 노조가 차기 노조위원장을 확정지었다. 김기철 현 노조위원장의 지지를 받는 김근용 후보가 당선됐다. 하나은행과의 합병과 관련해 5년 독립경영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성 당선자는 현 집행부에서 대변인을 지낸데다 김문호 후보 진영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다. 김 당선자는 김기철 후보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각 지부의 선거 결과가 금융노조의 선거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국민은행지부는 1만5000여명의 조합원을 자랑하는 금융노조 최대 지부다.
우리은행은 다음달 3일 1차, 5일 2차 투표를 치른다. 임혁 현 노조위원장의 재임 여부가 주목된다. 임 위원장은 막판까지 금융노조 선거 출마를 고민했으나 막판에 우리은행 노조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 노조 선거에서는 민영화 관련 현안들이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산하 지부장이 금융노조 위원장 선거에서 누구를 지지하느냐 하는 것이 당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각 지부의 선거 결과에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