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이 연말 증시의 '구원투수'로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연기금이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는 금융 및 내수주를 눈여겨 봐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코스피가 별다른 매수 주체 없이 수급 공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연기금이 수급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삼성증권의 임은혜 연구원은 "매수 강도가 높아지는 국민연금의 매매 패턴과 추가 매수 여력을 감안할 때 연기금 수급은 연말 주가흐름의 하단을 지지하는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2013년말 기준 투자 목표액은 431조1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국내 주식 투자 목표 비중은 20%다. 즉 2013년말 기준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투자 가능 금액은 86조2000억원이다.
국민연금의 8월말 기준 공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주식 보유 금액은 76조5043억원이다. 9월2일부터 11월25일까지 코스피 상승(4.49%)에 따른 평가액 증가와 같은 기간 연기금의 순매수 금액(2조4167억원)을 감안하면 현재 국민연금 주식투자액은 82조3560억원으로 추정된다.
우리투자증권 이지선 연구원은 "국내주식 투자목표 비중 20%를 채울 경우 연내 약 3조원의 추가 매수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올해 연기금의 월별 순매수 평균인 약 8600억원을 이어갈 경우를 그대로 가정해도 앞으로 두 달간 월간 매수 가능금액은 1조6000억원"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한 달간(10월25일~11월25일) 연기금은 포스코(순매수 규모 1485억5532만원), 삼성전자(1406억4722억원), 한국전력(980억8307만원), 현대차(435억7668만원), 기아차(402억5451만원)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을 중점적으로 매입했다.
또 삼성증권에 따르면 시가총액 1조원 이상 기업 가운데 9월 이후 국민연금이 지분이 크게 늘어난 업체는 NHN엔터테이먼트(8.65% 증가), 두산중공업(5.08%), 이마트(5.01%), 삼성물산(3.18%) 등이다.
국민연금 보유 지분율 상위 30종목(시총 1조원 이상 기업) 가운데 금융주는 지난 2분기 2개에서 최근 8개로 늘어났다. 또 필수소비재 종목도 3개로 늘어났다.
임은혜 연구원은 "연기금이 비중을 늘린 금융과 내수주에 대한 관심은 향후에도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주는 아직 저평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국내 내수 경기도 주택시장 반등과 부양책에 힘입어 안정적 회복 흐름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