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직구'가 돌아왔다. 임창용(38·삼성 라이온즈)이 7년 만에 한국프로야구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의 류중일(51) 감독은 11일 대구구장에서 열리는 SK 와이번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임창용을 1군 엔트리에 등록했다.
지난 2007년 12월 일본프로야구 도전을 선언한 임창용은 일본과 미국 메이저리그(MLB)를 거쳐 7년 만에 한국 무대에 돌아왔다.
지난달 26일 삼성과 연봉 5억원(인센티브 별도)에 계약을 맺은 임창용은 이후 2군에서 착실하게 컨디션을 끌어올렸고, 이날 1군 엔트리에 승선했다.
임창용이 한국프로야구에서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것은 2007년 10월5일 이후 2380일 만이다.
이날 경기 전 후배들과 정상적으로 훈련을 소화한 임창용은 취재진을 만나 "원래 있던 팀 같다. 있던 자리에 돌아온 것이니 새로울 것이 없다"며 "낯설 줄 알았는데 그런 느낌이 없다. 후배들과도 잘 어울리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젊은 후배들이 아직은 어려워 한다'는 말에 임창용은 "이제 며칠이 지났을 뿐이다. 차근차근 가까워질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언제든지 편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삼성에 돌아온 후 윤성환과 안지만, 권오준이 가장 많이 반겨주었다"고 덧붙였다.
컨디션에 대해서는 자신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준비가 됐으니 현재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계약 후 10일 동안 부족한 점을 보충하고 몸을 잘 만들었다"며 "경기에 나갈 수 있는 몸 상태가 됐다"고 전했다.
오랜만에 서게 되는 한국 무대는 임창용에게 조금 다른 느낌을 주는 듯 했다.
임창용은 "이전에 한국에서 1이닝만 던지고 세이브하는 경우는 적었다. 7회, 이르면 6회에 등판했다"며 "지금은 1이닝 정도만 던지니 편할 것 같다"고 그간 한국야구를 지켜본 느낌을 설명했다.
이어 "타자들의 수준이 높아졌다. 빗맞아도 넘어간다"며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창용은 세이브 상황이 되면 당장 이날 경기에서 마무리투수로 나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
류 감독은 "임창용의 시험등판은 없다"고 잘라 말한 뒤, "세이브 상황이 되면 바로 마무리로 투입할 것이다"며 "임창용이 초짜인가. 베테랑 중의 상 베테랑이다"고 믿음을 보냈다.
임창용은 "중책을 맡아 책임감을 느낀다.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책임감을 갖고 이기는 경기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7년만의 한국 무대에서 그의 초구는 무엇일까.
임창용은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나도 잘 모르겠다"면서도 "상황에 맞추겠지만 초구는 직구일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아직까지 '뱀직구'인지 모르겠다. 아직 보여준 것이 없다. 보고 판단해달라"고 했다.
"늦게 시작했지만 세이브 상황을 놓치지 않도록 하겠다"는 임창용은 "한일 통산 300세이브가 의미가 있겠지만 (오)승환이의 국내 통산 최다 세이브에 근접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메이저리그 생활이 짧았던 것이 아쉽지만 한국에 돌아왔으니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류 감독은 "임창용이 마무리로 나서면 안지만이 셋업맨 역할을 맡게 된다. 아마 홀드 상황에 등판하면 안지만이 더 편할 것이다. 뒤에 마무리투수가 있으니 아무래도 셋업맨이 조금 더 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창용의 한국 무대 마지막 등판은 2007년 10월5일 사직 롯데전이다. 마지막으로 세이브를 기록한 것은 2004년 9월30일 잠실 LG전이다. 당시 임창용은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