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팀 타율이 방어율보다 낮을 것 같은데…"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선동열(51) 감독이 2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기자들에게 건넨 말이다.
소수점 아래로 형성되는 타율이 방어율보다 절대로 높을 리는 없지만 앞선 3경기에서 보여준 타선에 대한 답답함을 에둘러 표현한 농담이었다.
3경기 팀 타율은 0.176으로 9개 구단 중 가장 낮았고 홈런도 1경기만 치른 NC를 뺀 8개 구단 중에서는 최하위(1개)였다. 타점(7개) 역시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적었다.
새 구장 첫 경기였던 1일에는 NC를 상대로 고작 4안타를 때려내는데 그쳤다. 5회 2사까지 단 한 개의 안타도 터뜨리지 못해 집들이에서 톡톡히 망신을 당할 뻔 했다.
이날 유일한 득점 역시 방망이가 아닌 이대형의 발에서 나왔다.
4번 타자 나지완은 3경기에서 시즌 첫 안타 신고를 미룬 채 타선의 중심을 잡지 못했다. 타자들은 앞선 경기에서 좋은 타구들이 연거푸 수비수 정면으로 향해 안타로 연결되지 못하자 기가 꺾인 듯 했다.
정규리그 4번째 경기였던 2일에도 초반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타선의 답답함은 여전했다.
조급한 KIA 타자들은 NC 선발 찰리 쉬렉의 공에 속절없이 방망이를 헛돌렸다. 찰리는 마음만 급한 타이거즈 타선을 손쉽게 공략하며 고작 51개의 공으로 5회까지 막았다.
KIA는 6회 2사 전까지는 단 한 개의 안타도 만들지 못했다.
분위기가 바뀐 것은 6회 2사 이후였다. 김선빈의 빗맞은 안타로 이날 물꼬를 튼 KIA 타선은 이어진 이대형의 볼넷과 김주찬의 적시타를 앞세워 첫 득점을 올렸다.
KIA 타선은 1-7로 뒤지던 7회에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그간의 답답함을 한꺼번에 풀어냈다.
이범호의 내야안타로 불을 지핀 KIA는 후속타자 브렛 필이 잘 던지던 찰리의 5구째를 통타, 펜스 정중앙을 넘어가는 125m짜리 투런포를 작렬하면서 분위기를 전환했다.
2사 1,2루에서 찰리의 송구실책으로 손쉽게 추가점을 올린 KIA는 2사 2,3루 상황 때 타석에 들어선 김주찬이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 6-7로 따라붙었다.
기세가 오른 KIA는 8회에 안치홍의 적시타로 결국 동점을 만들었다. 6점의 점수차를 만회한 것이다.
하지만 KIA는 연장 10회초 이종욱에게 결승타를 얻어맞으면서 결국 7-8로 석패, 타선의 상승세를 승리로 연결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날 KIA는 올 시즌 정규리그 최다인 9안타를 몰아치며 꽁꽁 얼었던 타선을 녹였다. 특히 김주찬(3안타)과 필(2안타) 그리고 김선빈(2안타)은 멀티히트를 터뜨리며 상승세를 과시했다.
또한 경기 막판까지 끈질기게 따라붙는 응집력과 자신감을 보여주면서 다음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부풀렸다.
선 감독은 경기 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쫓아갔다"며 집중력을 발휘한 타선에 박수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