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부동산 현장진단-일산 와이시티]요진측 "분양률 81%"... 주변 부동산 "절반 밑돌 것"

"분양 시작 전에는 하루에도 몇 팀씩 '와이시티'에 대해 물어봤지만, 분양일 시작되니까 한 달에 1~2팀도 오지 않는다. 분양가가 주변 시세와 너무 차이가 나서 소형 평수를 제외한 '와이씨티'는 이미 사람들의 관심 밖이다."(백석동 와이시티 주변 J부동산 K대표)

"'와이시티'는 외국업체 몇 곳이 참여해 아파트 설계와 자문 등을 맡아 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분양가를 너무 높여 놨다. 더욱이 수익률을 극대화하려고 59층까지 지었다. 20평대는 그나마 마감돼 선전을 했지만, 30평대 이상 큰 평수는 분양률이 10%로 안 될 것이다. 요진건설이 욕심을 부렸다."(백석동 와이시티 주변 B부동산 K대표)

'일산의 랜드 마크로 최대 규모의 복합단지', '최고 59층에서 일산을 내려다보는 최고층의 특권과 품격', '일산을 내려다보는 세상 위 도시'.

지난 6월 경기도 일산 동구 백석동에서 분양을 시작한 요진건설의 '일산 와이시티'를 뜻하는 말이다. 아파트, 업무시설, 문화시설 등으로 구성된 없는 게 없는 신개념 복합단지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 등으로 부동산 열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분양률이 80%에 이르렀다며 아산 신도시 주상복합 '아산와이시티'에 이어 '불패신화'를 써내려가는 듯했다. 

하지만 현장에 본 '일산 와이시티'의 모습은 한마디로 '미스터리 주상복합아파트'이였다. 

22일 뉴시스 부동산팀이 '일산 와이시티' 모델하우스 및 일대의 부동산 등을 둘러본 결과, 모델하우스에서 말하는 '와이시티'와 주변 부동산에서 바라본 '와이시티'는 다른 2곳을 비교한 것처럼 서로 상반된 애기를 하고 있었다. 

모델하우스 내에는 각 평형 모델하우스 입구에 '분양 마감'을 알리는 천막, 마감 임박과 분양열기를 알리는 대형 현수막 등이 '일산 와이시티'의 인기를 대변하는 듯했다.

'일산 와이시티' 분양 담당직원은 "현재 분양률이 81%로, 대부분의 평형대가 빠지고, 남아있는 평형은 35평대 뿐"이라며 "매주 물량이 급속도로 빠지고 있어, 이번 주가 지나면 35평대에서도 수요자들이 원하는 층 로얄층의 물량은 없을 수도 있다"고 계약을 재촉했다.

이어 "특급 교통망으로 서울까지 10여분이면 갈 수 있어서 서울에서 많은 분들이 계약을 했다"며 "특히 일본과 미국의 유명 전문가들이 아파트 외관부터 설계 및 건물의 구조까지 참여해 외국에서 살다오신분들은 연신 '아파트 구조가 너무 좋다', '바로 계약하고 싶다'고 말한다"고 자랑스러워했다.

분양이 마감된 59㎡(25평형)에 대해 관심을 보이자 "25평형은 이미 7월에 A·B·C타입 모두 마감됐지만, 오늘 결정을 하신다면 협력업체 물량이라도 구해드릴 수 있다"며 "다만 프리미엄이 많이 붙는다. 아니면 가계약(500만원 정도)을 하면 (계약취소)물량이 나오는 데로 1순위로 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 직원은 당장 (계약) 결정을 한다면 프리미엄이 많이 붙겠지만 원하는 평수를 구해드릴 수 있다고 귀뜸해줬다. 

뉴시스 취재팀이 둘러본 일산 와이시티 현장은 하지만 주변 부동산 업자들로부터 "(81% 분양은) 말도 안된다"는 반응뿐이었다.

부동산 관계자들은 '와이시티'의 장점은 일산신도시 초입에 위치해 서울 접근성이 뛰어난 점과 지하철 백석역이 앞에 있어 교통여건이 뛰어난 점, 1기 신도시인 일산에 그동안 신규공급이 없었다는 점 등이라고 말한다.

와이시티 주변 부동산중개업소 A씨는 이와 관련, "아무것도 알려진 게 없고, 한 달에 1~2건 문의가 있을 정도로 주변에선 관심도 없다"며 "모델하우스만 앞에 있을 뿐 (분양률 등 관련 정보) 모든 게 모델하우스에서만 이뤄지고 있는 '미지의 아파트'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중개업소 B씨는 "80~90%의 분양률은 요진건설의 희망이겠지... 이야기 듣기로는 실제 분양 마감된 평형은 25평대뿐이고, 나머지 평형대의 분양률은 10%도 못 미친다고 한다"며 "주변시세를 전혀 반영하지 않은 분양가가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높은 분양가 이외에도 현장 주변 환경에 대한 문제점을 부진 사유로 꼽는 사람들도 있었다.

D중개업소 Y씨는 "'일산 와이시티' 현장 주변에 열병합 발전소의 6개 굴뚝이 나와 있다"며 "이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와 먼지가 맞닿아 있는 단지(101·102·103·104동)에 걸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사람들이 현장을 보러 왔다가 굴뚝을 보고 발길을 돌린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소 L씨는 "현장의 인부가 100명이라고 들었는데, 그 말이 사실이라면 점심시간에 인부들이 쏟아져 나와야 하는데 별로 볼 수가 없다"며 "통상적으로 아파트 짓는 속도에 비춰보면, 너무 느려서 '입주는 제때 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귀띔했다.

그는 "주변에서 이를 두고 '분양률이 좋지 않아 아파트를 늦게 짓는 것 같다', '분양이 좋지 않아 3개 동을 줄인다'라는 소리가 나돌 정도"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 추정하는 와이시티 분양률은 33%선. 흥행 부진에 당초 100명 수준이던 분양인력도 20~30명까지 줄었다는 것이 추정의 근거다.

분양대행업자 E씨는 "'현장이 된다, 안 된다'는 분양인력을 보면 안다. 이들은 돈이 된다면 어디든 가고 안 된다면 썰물처럼 빠진다"며 "와이시티는 100명 가깝던 인력이 20명도 안 남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흥행 부진 이유는 부동산 경기 침체도 있지만 요진 와이시티의 높은 분양가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혔다.

와이시티는 3.3㎡ 당 1400만원대인 반면 인근 식사·덕이·삼송지구 미분양 아파트들은 1100만 원대에 나와있어 가격 차이가 너무 난다는 것.

분양대행업자 D씨는 "식사·덕이·삼송지구내 많은 미분양 아파트들이 1100만원에 팔린다"며 "심지어 백석보다 서울 접근성이 더 좋은 삼송지구의 소형은 800만 원대에 신규 물량이 나왔을 정도"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너무 비싸서 분양 메리트가 없다는 진단이다.

그는 이어 "다른 업체들은 분양가를 최대 33%까지 깎아 팔고 있지만 요진은 장기간 사업지연(부지 소송)으로 인한 금융비용을 감안하면 비싸게 팔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당분간 (분양물량 해소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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