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강세로 국내 10대 그룹의 올해 3분기까지 환차손 규모가 8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재벌닷컴이 공기업 및 금융회사를 제외한 자산상위 10대 그룹 소속 83개 상장사의 환차손익 현황을 조사한 결과, 올해 1~3분기 누적 연결기준 순환차손(환차익에서 환차손을 뺀 금액)은 7600억원으로 집계됐다.
원화가 약세를 보인 지난해 같은 기간 10대 그룹 상장사가 총 9570억원의 순환차익을 거둔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환차손 규모가 지난해보다 급격하게 증가해 원화강세가 기업실적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룹별로는 삼성그룹(13개사) 상장사의 환차손 규모가 2890억원으로 지난해 1710억원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는 주력회사인 삼성전자의 환차손이 지난해 1323억원에서 올해 2714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10개사)은 지난해 2440억원의 환차익을 거뒀으나 올해 2190억원의 환차손으로 전환했다.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744억원의 환차익에서 올해 949억원의 환차손으로 역전됐고, 현대모비스는 환차손 규모가 지난해 4억원에서 올해 427억원으로 급증했다.
SK그룹(16개사)은 환율에 민감한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의 환차손 규모가 커지면서 지난해 1180억원 환차익에서 올해 2010억원의 환차손으로 돌아섰다.
이 밖에도 LG그룹(11개사)이 2820억원, GS그룹(8개사)이 190억원의 환차손을 기록했다.
반면 현대중공업그룹(3개사)은 지난해 10억원의 환차손을 냈다가 올해 960억원의 환차익으로 반전했다.
내수중심인 롯데그룹(7개사)을 비롯해 포스코그룹(7개사), 한진그룹(5개사), 한화그룹(3개사) 등 외화부채가 많거나 원자재 수입이 많은 곳은 지난해 대비 규모는 줄었으나 올해도 환차익을 기록했다.
재벌닷컴 관계자는 "미국 정부의 양적완화 축소 등 변수에도 원화강세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올해 연말까지 10대 그룹의 환차손 규모는 1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