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SK가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다시 한 번 '모비스 트라우마'를 경험했다.
SK는 23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울산 모비스와의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1차전에서 62-71로 패했다.
결과적으로 9점차 패배지만 전반에 이미 26-43으로 크게 뒤졌다. 사실상 2쿼터에서 승부가 갈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일방적인 모비스의 승리였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에 올랐던 SK는 해당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모비스에 4전 전패로 무릎을 꿇는 치욕을 맛봤다.
올 시즌 이를 갈고 나왔다. 그래서일까. 정규리그에서 4승2패로 우위를 점했다. 문경은 감독과 선수들 모두 자신감까지 채웠다. 그러나 이날 1차전에서 매섭던 SK 농구는 찾아볼 수 없었다.
문경은 SK 감독은 "1쿼터 후반부터 턴오버가 많이 나왔다. 경험이 많고 전력이 탄탄한 모비스가 놓치지 않았다. 우리가 자멸했다"고 했다.
이어 단기전에서 모비스에 약한 이유를 묻자 "정규리그에서 대등한 경기를 하면서 우위를 지켰는데"라며 "모비스는 단기전을 통해 우승을 많이 해 본 팀이고, 우리는 만든 과정의 팀이라고 생각한다. 한 두 번의 실수를 놓치지 않은 모비스가 좋은 팀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모비스의 무엇이 SK를 이처럼 작아지게 한 것일까.
이날 승리의 주역인 양동근은 "플레이오프라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없다. 우리는 시즌 전에 준비했던 것, 시즌내내 했던 것들을 계속 하고 있다"고 했다.
유재학 감독은 이와 관련한 질문에 "나도 (SK와의 단기전에서 잘하는 이유를)선수들에게 물어보고 싶다"며 "특별한 것은 없다. 정규리그 때 활용했던 수비를 계속 쓰고 있다. 조금 더 정교해졌다. 계속 쓰다보니까 선수들의 타이밍과 움직임에 대한 부분이 좋아진 것 같다"고 했다.
모비스는 자타공인 10개 구단 중 조직력이 가장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재학 감독의 지략도 한몫한다. 주축 이대성이 부상으로 빠졌음에도 공백을 찾아볼 수 없었던 배경이다.
SK가 지금 당장 모비스의 약점을 파고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먼저 '모비스 트라우마'를 떨치는 게 급선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