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오른손 타자 정의윤(28)의 방망이가 심상치 않다.
정의윤은 올해 시범경기에서 쾌조의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다.
5차례 시범경기에 나선 정의윤은 타율 0.467(15타수 7안타)을 기록 중이다. 7개의 안타 가운데 절반이 넘는 4개가 홈런이었다. 타점은 8개를 쓸어담았다.
그는 지난 19일 경남 김해시 상동구장에서 벌어진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범경기에서 4번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전, 4타수 2안타 1타점 3득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정의윤은 LG가 0-4로 끌려가던 4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선발 송승준의 3구째 투심을 통타, 왼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 아치를 그려내 공격의 물꼬를 텄다.
이날 LG는 9-10으로 아쉽게 패했지만 홈런 4방을 포함해 12안타를 치며 화력을 뽐냈다. 시발점은 정의윤의 홈런이었다.
오른손 투수인 송승준을 상대로 때려낸 홈런이어서 의미도 있다. 지난해 우투수에게 약점을 보인 정의윤이 이전까지 시범경기에서 때려낸 홈런 세 방은 모두 왼손 투수를 상대로 뽑아낸 것이었다.
정의윤은 6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왼쪽 담장을 원바운드로 맞히는 안타를 때려냈다. 최승준의 몸에 맞는 볼로 2루를 밟은 정의윤은 오지환의 2타점 우전 적시 2루타 때 홈을 밟아 득점을 올렸다.
7회 2사 2루에서 스트레이트 볼넷을 골라낸 정의윤은 최승준의 안타로 3루까지 나아갔고, 백창수의 3점포 때 홈으로 들어와 득점을 추가했다.
외야 주전 자리를 노리고 있는 그의 맹타는 코칭스태프에 '눈도장'을 찍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지난해 정의윤은 2005년 프로 데뷔 후 가장 많은 116경기를 뛰었다. LG의 김기태(45) 감독은 지난해 5월부터 8월까지 정의윤에게 꾸준히 4번타자 자리를 맡기는 등 충분한 기회를 줬다.
하지만 쟁쟁한 LG 외야에서 좀처럼 주전으로서 자리를 잡지 못했다. 이병규(등번호 9번)와 이진영, 박용택 등이 LG 외야에 버티고 있다.
베테랑들이 건재해 외야 주전 한 자리를 꿰차기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시범경기에서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 눈도장을 제대로 찍으면서 가능성을 충분히 높였다.
정의윤의 지난해 홈런이 5개였던 것을 생각하면 시범경기 4홈런은 그야말로 놀라운 페이스다.
정의윤은 "지난해까지 손목을 쓰지 못한다는 느낌이 있었다. 요즘에는 신경식, 김선진 타격코치님 말씀대로 하체를 고정하고 손목을 사용해 타격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계속해서 손목을 사용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부족한 점을 끊임없이 보완해나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