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훈련 기간 동안 스쿼드 이원화를 잘 준비했던 것이 오늘 승리의 요인이 된 것 같다."
최강희(55) 전북 현대 감독은 15일 오후 2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2014 2라운드 원정경기에서 1-0으로 이긴 뒤 '스쿼드 이원화 시스템'에 대한 만족감을 나타냈다.
올 시즌 최강 전력을 꾸린 전북은 정규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동시 우승을 노리고 있다.
3~4월이 고비다. 전북을 포함한 챔피언스리그 진출 팀들은 이 기간 동안 정규리그와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를 병행해야한다. 3~4일 간격으로 경기를 치러야 함은 물론이고 때에 따라 해외원정까지 감수해야 한다.
빽빽한 경기 일정으로 인해 선수들의 체력 저하와 부상이 크게 염려되는 시기가 바로 시즌 초반이다.
2개의 우승 트로피를 꿈꾸고 있는 전북은 애초부터 차별화를 선언했다. 확실한 이원화 시스템을 통해 정규리그와 챔피언스리그 두 마리 토끼를 쫓고 있다.
지난 12일 멜버른 빅토리FC(호주)와 챔피언스리그 G조 조별리그 2차전(2-2 무)을 치른 전북은 이날 인천전에 거의 새로운 팀 구성을 선보였다.
윌킨슨을 제외한 대부분의 원정 멤버를 출전 명단에서 제외시켰다. 이날 인천전에는 멜버른전에서 휴식을 취한 카이오·이재성·이승렬·김인성 등이 공격진으로 나섰고 김남일과 정혁이 중원을 책임졌다.
대대적인 구성원 변화에도 전북의 날카로움은 그대로 유지됐다. 홈 개막전 승리를 위해 투지를 불사른 인천을 침몰시키며 개막 후 2연승을 달렸다.
최 감독은 "분명히 어려운 경기였다. 강행군을 펼쳐야 하는 3·4월 달에는 어느 한 경기도 쉬울 수 없다"며 "전북은 올 시즌 정규리그와 챔피언스리그에서 모두 원하는 결과를 얻길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동계훈련 기간 동안 미리 이원화 준비를 했던 것이 오늘 승리의 요인이 된 것 같다"며 "저희는 오늘 경기를 펼치면서도 오는 18일 있을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전을 같이 준비해야 했다. 쉽지 않은 경기에서 이원화 시스템을 통해 값진 승리를 거뒀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0-0으로 팽팽하게 맞서던 후반 15분 최 감독은 이동국과 이승기를 동시에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작전은 성공했다. 공격이 살아난 전북은 후반 29분 터진 정혁의 선제 결승골로 승리를 챙겼다.
최 감독은 "오늘 경기에서 무승부를 거두는 것은 지는 것과 똑같다고 생각했다"며 "인천도 강하기 나왔기 때문에 후반전에 체력이 떨어지면 충분히 승부를 걸어볼만 하다고 판단했다. 이동국과 이승기는 지난 멜버른전에 출전해서 아직 몸이 무거웠지만 주변 동료들에 미치는 영향과 다가올 광저우전을 대비하는 차원에서 경기에 투입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어지는 강행군에 대해 최 감독은 "사실 피곤할 새가 없다. 어려운 경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이런 시기를 이겨내야 선수들도 발전하고 전북도 더 큰 팀이 될 수 있다"며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더 집중해주길 바란다"고 분발을 촉구했다.
지난 시즌 전북 유니폼을 입은 정혁은 개막전에 이어 2경기 연속 득점포를 가동하며 팀의 새로운 해결사로 우뚝 섰다.
최 감독은 "정혁은 동계훈련 때부터 몸 상태가 좋았다. 특히 올 시즌 인천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김남일이 합류한 뒤 더 편안하게 축구를 하고 있다"며 "올해 저희 팀에서 가장 기대가 되는 선수가 정혁이다. 수비·공격 전개 과정 등 어느 하나 나무랄 데가 없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