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가 '동양사태'로 추락한 고객의 신뢰회복을 위해 투자자 보호 강화에 앞장서기로 했다.
금융투자협회(이하 금투협)는 24일 "증권사 사장단 자율결의를 통해 금융소비자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영가치를 실현키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자율결의는 최근 증권사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동양사태'로 인한 고객 신뢰저하가 증권업계의 존립 기반마저 훼손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됐다.
이에 따라 증권사 사장단은 고객 중심의 경영철학을 담은 금융소비자 헌장을 각 사별로 마련하고, 이를 조직문화로 구현하기 위해 성과지표 등에 반영할 계획이다.
또한 금융소비자 보호 총괄책임자(CCO) 및 관련 지원조직의 독립성을 강화해 소비자 보호 컨트롤타워 기능을 부여하고, 효율적인 소비자 민원 관리체계도 구축할 방침이다.
이와 더불어 영업관행 개선을 위한 내부점검 기능을 활성화하고, 불완전판매 임직원에 대한 자체 징계도 대폭 강화키로 했다.
금투협도 이같은 증권사 자율결의 이행을 적극 지원키로 했다.
우선 금융투자상품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 제고를 위해 핵심 위험고지 사항을 마련하고, '해피콜' 적용대상 상품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해피콜이란 금융투자상품 판매 이후 일정기간 내에 불완전판매 여부를 상품판매조직이 아닌 제3자가 확인해 조치를 취하는 제도로 지금은 펀드에만 적용되고 있다.
또한 소비자 시각에서 우량 금융상품을 쉽게 선별할 수 있는 새로운 지표를 개발하고, 삼진아웃제 적용대상을 확대해 불완전판매에 대한 협회 제재도 강화할 방침이다.
박종수 금투협 회장은 "동양사태는 우리 금융투자업계의 책무가 그만큼 막중하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 계기가 됐다"며 "이번 자율결의를 투자자와 자본시장이 상생할 수 있는 밑거름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한편 증시 일부에서는 "증권업계가 또 다시 시늉에 불과한 투자자 보호를 외치고 있다"며 "이런 자율 결의는 '사후 약방문'이나 다름없다" 고 비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