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난한 베이징 원정에서 값진 승점 1점을 챙긴 최용수(41) FC서울 감독이 선수들의 정신력을 칭찬했다.
최 감독은 11일 중국 베이징의 노동자 경기장에서 열린 베이징 궈안(중국)과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F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거둔 뒤 "힘든 원정경기에서 선수들이 놀라운 집중력과 투혼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날 전반 19분 피터 유타카에서 선제골을 내준 서울은 후반 27분 터진 고요한의 동점골 덕분에 패배를 면했다. 승점 1점을 추가한 서울(1승1무·승점 4)은 조 1위를 차지했다.
최 감독은 "힘든 베이징 원정에서 선제골까지 내줘 저희가 끌러가는 상황이었다"며 "하지만 선수들이 놀라운 집중력과 투혼을 발휘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경기를 뒤집진 못했지만 최선을 다해줬다. 1차 목표인 조별리그 통과를 위해 앞으로 더 준비를 잘하겠다"고 전했다.
중국 축구는 매 시즌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베이징 역시 그 흐름의 중심에 서 있는 팀이다.
최 감독은 "주축 선수들이 많이 빠진 상태고 감독 역시 바뀐 지 얼마 되지 않아 지금 당장 베이징의 실력을 평가하기엔 무리가 있다"며 "그러나 장지서·박성 등 지난해보다 더 창의적으로 성장한 선수들이 눈에 띄었다. 조별리그 과정에서 베이징과 치열한 선두 경쟁을 벌이게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서울에서 베이징으로 이적한 하대성에 대해서는 "오늘 풀타임을 뛰며 팀에 빨리 녹아든 듯 한 모습을 보여줬다"며 "하대성의 공·수 조율 능력은 정말 위협적이다"고 옛 제자를 높게 평가했다.
최 감독은 동점골을 넣은 고요한과 부상에서 돌아온 차두리의 활약에도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중요한 원정 경기인 만큼 후반에 고요한을 투입했고 매우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며 "차두리는 오늘도 앞장서서 뛰었다. 안정적으로 경기를 이끌었다"고 말했다.
그레고리오 만사노(58) 베이징 감독은 "경기 전부터 어려운 경기가 예상됐다. 서울은 항상 실력이 좋은 팀이었다"며 "저희 선수들이 잘해줬지만 후반에 긴장으로 인해 약간 실수가 있었던 것 같다"고 이날 경기를 총평했다.
그는 또 후반 12분 팀의 두 번째 골이 무효 처리된 것에 대해 "그 골은 저희의 득점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오늘이 제 생일이었는데 경기가 무승부로 끝나서 아쉽다"고 심판 판정에 불만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