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데일리 정경춘기자]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는 8일 '고령운전자 연령대별 교통안전대책 합리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결과는 경찰청 교통사고 자료(2017~ 2021년)와 보험사 질병자료(2017~2020년)를 바탕으로 분석하였다.
고령운전자의 연령대별 교통사고 통계, 고령자 질병 발생률 등을 분석한 결과, 70세 이후부터 교통사고 위험군으로 나타났으며 80세 이후부터 교통사고위험도가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에 따라 고령자 이동권 확보 및 운전면허 자진반납 활성화, 운전면허 갱신 및 정기 적성검사 주기, 교통안전 교육 이수 등 고령운전자 안전대책도 70세, 80세를 기준으로 연령대별 맞춤형 시행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 고령운전자 연령이 높을수록 교통사고 위험도 증가
최근 5년(2017년 ~ 2021년) 경찰청 교통사고 자료를 분석 결과, 비고령운전자 교통사고는 9.7% 감소하였으나 고령운전자 교통사고는 오히려 19.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60~89세 고령운전자를 5세 단위로 그룹핑하여 교통사고 위험도 차이를 분석한 결과, 70~74세부터 명확하게 집단간 교통사고 위험도가 차이가 나타났으며, 교통사고 위험도 수치는 65~69세부터 점진적으로 증가하다가 80~84세부터 위험도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 70세 전후로 안전운전에 영향 미치는 질환 발병률 증가
최근 4년간(2017~2020년) 교통사고에 영향을 미치는 23개 질환을 분석한 결과, 평균적으로 고령운전자 연령 67~72세 사이에 교통사고 유발 질환이 발병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특히, 퇴행성근시, 조울증, 정동장애, 조현병, 치매는 70~72세에 발병률이 높았고, 그 외 나머지 질환은 67~69세에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23개 질환 중 유병률이 가장 높은 질환은 고혈압(27.0%), 퇴행성관절염(25.9%), 백내장(16.9%), 당뇨병(9.6%)으로 나타났다.
또한, 비고령자 대비 고령자가 상대적으로 발병률이 높은 질환은 백내장, 뇌졸중, 심근경색증, 협심증, 파킨스병, 치매, 퇴행성관절염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23개 질환 중 2개 질환 이상 발병한 고령자 대상으로 연령별 1개 질환 발병 후 나머지 22개 질환이 발병하는데 걸리는 기간을 계산해보니, 80세 기준으로 80세 미만은 2년, 80세 이상은 1년 주기로 발병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 대국민 의식조사 결과, 70세부터 교통사고 위험성이 높다고 인식
일반국민 2,18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분석한 결과, 고령운전자의 교통사고 위험성이 증가하는 연령대로 70~74세(38.4%), 65~69세(27.2%), 75~79세(22.4%) 순으로 응답하였다.
도로교통법 상 고령자 대상 연령 적정성은 현행 65세 유지(29.9%)에 비해 70세 상향(70.1%)이 절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응답하여, 향후 고령운전자 연령도 개정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고령운전자 연령대별 맞춤형 교통안전대책 수립 필요
규제 성격이 강한 운전면허 갱신과 적성검사 주기는 사고위험성이 60~64세 연령대와 비슷한 65~69세는 10년으로 늘리고, 70~79세 3년, 80세 이상은 1년으로 차등 단축하여 규제 강화와 완화를 균형감 있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
영국은 70~79세는 3년, 80세 이상은 매년 시행 하고 있고 호주는 75세 미만은 5년, 75세 이상은 매년 시행하고 있으며 아일랜드는 65세 이상이면 매년 시행 하고 있다.
운전 중 전방대처능력 제고, 교통법령 이해 등 사고예방과 관련된 교통 안전 의무교육은 고령운전자 사고위험도가 높아지는 연령대부터 시작해야 하며 현행 75세에서 70세로 하향시킬 필요가 있다.
Target 연령대는 80세 이상(1순위), 75~79세(2순위), 70~74세(3순위)로 그룹을 나누어 각종 지원 혜택도 맞춤형으로 제공하여 고위험 고령운전자의 운전면허 자진 반납 활성화를 유도해야 한다.
연구소 측은 인센티브 제공 방식으로 기본 혜택(공통)과 추가 혜택 형식으로 나누고, 기본 혜택은 10만원 상당의 교통카드, 지역상품권(지역화폐), 온누리 상품권 등을 공통으로 제공하고, 80세 이상은 지역 가맹점 할인(병원, 약국 등), 70세 이상은 시내버스 무료 등 맞춤형 복지혜택을 선택 제공할 것을 제안했다.
농어촌 등 교통취약지역 중심으로 고령자 이동성과 접근성 확보를 위해 수요응답형 대중교통서비스(Demand Responsive Transit, DRT) 확대가 필요하다.
DRT는 기존 버스가 정해진 노선과 시간에 따라 운행하는 것과 달리, 이용 수요에 따라 노선과 시간을 변경해 탄력적으로 운행하는 교통서비스를 말하며, 농어촌 지역, 만성 적자 노선 등에 운전면허 반납 운전자의 대중교통 이용 편의를 증진시킬 수 있는 방안으로 운영 가능하다.
또한, 운전면허 자진반납 고령운전자 대상으로 지자체가 자체 운영하는 교통수단(버스, 택시) 서비스를 저렴한 비용 또는 무료로 이용하여 이동성을 보장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국내에서 실제 운영하고 있는 사례로는 목포시의 100원 택시, 완주시의 으뜸택시, 논산시의 동고동락 행복버스, 당진시의 해나루행복버스가 있다.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 조준한 수석연구원은 "교통사고 위험성, 주요 질환 발병률, 대국민 의식 조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였을 때 도로교통법상 고령자 연령 정의를 기존 65세에서 70세로 상향하여 규제 성격이 강한 정책의 국민 수용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하며, "운전면허 자진반납제도, 농어촌 등 교통취약지역 이동성 확보, 운전면허 갱신 및 정기 적성검사 주기, 교통안전교육 등도 고령자 연령대별 특성을반영한 맞춤형 합리적 적용으로 고령운전자 안전대책의 실효성을 높이는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