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 플레이오프 직행이 무산된 서울 SK의 문경은(43) 감독이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선수들을 향해 매섭게 질책했다.
SK는 5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의 경기에서 69-73으로 무릎을 꿇었다.
이날 경기 포함, 남은 3경기를 모두 이기면 2위로 시즌을 마칠 가능성이 있었던 SK는 이날 패배로 잔여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3위로 정규리그를 마감하게 됐다.
1·2위에 주어지는 4강 플레이오프 직행티켓을 놓친 SK는 6강 플레이오프부터 밟아야 하는 험난한 일정표를 받아들었다. SK는 6위로 정규시즌을 마감한 팀과 6강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SK답지 않은 경기였다. 지난 2일 창원 LG전 패배의 여파가 그대로 남아있는 듯 선수들의 움직임은 둔하고 무기력했다. 삼성의 빠른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부상으로 포워드진이 붕괴, 3명의 가드만을 앞세울 수밖에 없었던 삼성을 상대로 높이에서 우위를 점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날 SK는 리바운드에서 45-32로 크게 앞섰으나 이를 득점으로 연결짓지 못했다.
오히려 중요한 순간마다 턴오버가 나오면서 스스로 발목을 잡았다. SK는 삼성(10개)과 비교해 6개나 많은 16개의 턴오버를 저질렀다.
주 득점원인 김선형은 이날 24분35초를 뛰면서 고작 4점을 올리는데 그쳤다.
긴 선수단 미팅을 마치고 기자회견실을 찾은 문 감독은 "선수들은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마치 빈껍데기들이 농구하는 흉내만 내듯이 뛰었다"며 "전반전을 내주면서 계속 끌려갔고 결국 패배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우리 팀이 강하다는 이미지를 준 것은 공수에서 약속을 잘 지켰고 코트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라며 "우리 팀은 열심히 하지 않으면 이길 수 없는 팀이라는 것을 보여준 경기"라고 질책했다.
이어 "오늘 경기의 패배를 반성하는 계기로 삼고 6강 플레이오프부터 챔피언 등극을 목표로 다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3위가 확정된 SK는 오리온스·전자랜드·KT 중 한 팀과 6강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문 감독은 "6강에 맞붙게 될 팀들은 높이가 낮다. 전반부터 (높이가 있는)코트니 심스를 기용한 것도 이를 대비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제공권에서 우위와 안정감을 점하는 경기를 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