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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MSD·시오노기…먹는 코로나藥 '비슷한 듯 달라'

경증 환자에 효과·5일 복용 '공통'
화이자는 89%·MSD는 50% 중증악화 막아
MSD 5일간 40알·화이자 30알·시오노기 5알 복용
시오노기, 개발 성공 시 '편의성 끝판왕'

 

 

[파이낸셜데일리 이정수 기자] = 일본 시오노기제약이 일동제약과 손잡고 먹는(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의 국내 임상시험에 착수했다. 기술 이전을 통한 국내 생산도 계획하고 있어 미국 MSD, 화이자에 이어 국내 도입될 경구제가 될지 주목된다.

일동제약은 17일 시오노기제약의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S-217622'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국내 임상 2·3상 시험을 승인받았다. 무증상 및 경증·중등증 환자 200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임상에 바로 착수할 예정이다. 일동제약은 국내에서, 시오노기는 일본·싱가포르에서 진행하는 방식이다.

MSD, 화이자, 시오노기의 코로나19 치료제는 모두 경구용 항바이러스제로, 증상이 경미한 경증·중등증 환자가 복용하며 중증 환자엔 효능이 없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항바이러스 자체가 감염 초창기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무수한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작용기전이기 때문에, 바이러스 증식 단계를 넘어 과잉 면역반응(사이토카인 폭풍)에 이른 중증 환자에는 효능을 내기 어렵다. 5일간 복용하는 것도 공통적이다.

반면 효능 및 세부 복용법에선 차이를 보인다. 이들 약물은 서로를 대조군으로 설정한 일대일(Head to Head) 임상을 진행하지 않고 각자 위약과 비교했기 때문에 효능의 직접 비교는 어렵다. 다만 각 데이터를 간접비교할 때 화이자 치료제의 입원·사망률 예방이 89%로, MSD 치료제보다 높다. 2상 중인 시오노기는 아직 세부 데이터가 발표되지 않았다.

◆항바이러스제·5일 복용 '공통'…화이자는 89%·MSD는 50% 중증악화 막아

우선 MSD의 '라게브리오'(성분명 몰누피라비르)는 경구용 코로나 치료제 중 가장 빠른 속도로 미국에 긴급승인을 신청한 약물이다. 외래 환자(경증~중등증) 1550명 중 775명에 대한 임상 3상 중간 분석 결과, 복용 29일 후 몰누피라비르 복용 환자 중 7.3%만이 병원에 입원했고, 사망자는 한 명도 없었다. 위약(가짜 약) 복용군의 입원이 14.1%인 것과 비교하면 입원 가능성을 50% 낮춘 것이다. 위약군에선 8명이 사망했다. 이런 데이터는 델타 등 변이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났다.

복용법은 200㎎ 캡슐 4알을 하루에 두 번, 5일 동안 총 40알 복용해야 한다. 미국이 계약한 1세트(5일 치료비용) 가격은 약 700달러(약 83만원)다.

이 약은 리보핵산(RNA) 유사체로, 바이러스 복제 과정에서 필요한 정상적인 리보핵산 대신 삽입돼 바이러스 사멸을 유도한다.

국내에선 질병관리청이 지난 17일 라게브리오 긴급사용승인을 식약처에 요청해, 식약처가 긴급사용승인 타당성 검토를 시작했다.
 
화이자의 '팍스로비드'는 지난 5일 공개된 임상 2·3상 중간 분석 결과, 증상 발병 후 3일 내 치료받은 환자의 입원·사망률을 위약 보다 89%까지 줄였다. 계획된 임상 참여 환자 3000명 중 1219명에 대한 중간 분석 결과다. 증상 발현 후 3일 내 팍스로비드를 복용한 환자의 0.8%만 입원했고 치료 후 28일 이내에 사망한 환자는 없었다. 반면 위약 복용 환자의 7%가 입원했고 사망자도 7명이었다.

증상 발현 후 5일 내 치료받은 환자에서도 유사했다. 팍스로비드 복용군의 1%가 입원하고 사망자는 없던 반면, 위약 투여군의 6.7%가 입원했고 사망자는 10명이었다. 이상반응 발생율은 팍스로비드(19%)와 위약(21%)이 유사했으며 대부분 경미한 수준이었다. 중대한 이상반응은 팍스로비드 투여군에서 1.7%, 위약군에서 6.6% 나타났다.

이 약은 바이러스 복제에 필수적인 단백질 분해효소(3CL 프로테아제)를 저해해서 코로나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한다.

복용하는 알약의 개수는 총 30알로, 라게브리오보다 10알 적다. 팍스로비드는 하루에 두 번 3알씩 5일간 총 30알을 복용한다.

단, 단독 복용하는 라게브리오와 달리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 리토나비르를 함께 복용해야 한다. 리토나비르가 팍스로비드의 대사 또는 분해를 늦춰 더 높은 농도에서 더 오래 신체 내 활성 상태를 유지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임상에서도 두 약을 병용 투여했다. 30알 중 20알은 팍스로비드, 10알은 HIV 치료제다.

가격은 고소득 국가에서 라게브리오와 비슷하게 형성될 것으로 전망받고 있다. 한국화이자는 지난 10일 식약처에 팍스로비드의 품질·비임상 자료 사전검토를 신청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화이자 치료제의 복용 개수가 10알 적어 편의성은 더 클 전망이고 두 치료제 모두 변이에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며 "추후 부작용이 충분히 검증돼 예방적 목적으로 투여해도 될 정도로 안전하다면, 경구 치료제를 더 폭넓게 구매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오노기, 개발 성공 시 '편의성 끝판왕'

시오노기의 'S-217622'은 더욱 복용편의성이 높다. 하루에 한 번 한 알씩 5일간 복용하는 경구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5일간 총 5알만 복용하면 된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1일 1회 1정만 복용하면 되기 때문에 개발에 성공한다면 코로나19 경구제 중 가장 복용이 간편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재 임상 2상 중으로, 구체적인 임상 데이터는 공개되지 않았다. 일동제약에 따르면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 우수한 안전성과 내약성을 보였다.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에만 존재하는 단백질 분해효소(3CL-프로테아제)를 억제해서 바이러스 증식을 막아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임상에선 알파, 베타, 감마, 델타 변이에서 유사한 수준의 바이러스 증식 억제 능력을 확인했다.

일동제약은 국내에서 내년 상반기 긴급사용승인을 받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술 이전을 통해 국내 생산까지 계획하고 있다.

1878년 창립한 시오노기는 독감치료제 '조플루자', 항생제 '페트로자', 고지혈증 치료제 '크레스토' 등 미국·유럽에서 허가된 굵직한 항바이러스제·항생제를 개발한 제약사다. 일동제약은 시오노기와 1980년대 초부터 40년간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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