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삼성 견제 필요한 애플, 변화 모색하는 LG…손 잡을까?

애플, 국내 이어 북미에서도 LG폰 보상판매
시장점유율 10% LG 소비자 공략 위한 포석
LG, 베스트샵 아이폰 판매 추진…애플과 맞손
전기차 등 신규 사업에서 협력 모색 가능성

 

[파이낸셜데일리 이정수 기자]  애플이 이달 말 휴대폰 사업에서 손을 떼는 LG전자의 빈자리를 공략하고 있다. LG는 세계 최대 스마트폰 제조사인 애플과 손을 잡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가전 등의 분야에서 삼성전자를 견제하기 위한 두 회사의 움직임도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북미 시장에서 LG 스마트폰에 대한 보상 판매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기종에 따라 70∼180달러(약 7만9000∼20만4000원)를 보상한다. LG전자가 2018년 말 이후 출시한 LG G8 씽큐, LG V40·V50·V60 등 총 네 가지 기종이 보상 대상이다.

앞서 애플은 국내에서 LG 스마트폰 사용자가 아이폰을 구매하면 중고 보상가에다 추가로 15만원을 지급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국내 시장에서 10% 수준인 LG전자의 점유율을 흡수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애플은 여기에 북미 지역 LG 소비자층도 공략에 나섰다. LG전자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2% 수준이지만 북미 지역에서는 10% 수준을 유지해왔다. 애플이 국내 뿐만 아니라 북미 지역에서까지 이례적으로 LG 스마트폰에 대한 보상 판매에 나선 이유다.

이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장 큰 경쟁자인 삼성을 견제하기 위한 의도가 가장 큰 것으로 해석된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7%로 23%를 기록한 삼성전자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삼성은 지난해 4분기 17%에서 반등했고, 반대로 애플은 21%로 1위에 올랐다가 한 분기 만에 주저앉았다.

또 국내 시장에서는 애플이 1분기 점유율 22%를 기록해 67%를 차지한 1위 삼성전자에 크게 밀리고 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5G폰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고 폴더블폰 등 새로운 폼팩터(기기 형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올해 하반기는 애플과 삼성 모두에게 중요한 시기다. 삼성과 애플 모두 전략 스마트폰을 시장에 내놓고 총력전을 치를 채비를 하고 있다. 이 때문에 10%의 LG전자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한 양사의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휴대폰 사업 접은 LG, 신성장동력 찾기 위해 애플과 협력 모색할 듯

LG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 구도가 사라진 만큼 애플과 본격적으로 협력 관계를 구축하며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모습이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 철수 이후 가전 유통 매장 LG베스트샵에서 아이폰 등 애플의 모바일 제품을 판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LG 입장에서는 애플 제품을 유통하면 베스트샵의 기존 스마트폰 판매 인력 등을 활용할 수 있고 애플의 젊은 고객층을 매장으로 유인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또 LG그룹 임직원몰 '라이프케어'에서는 최근 일부 계열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애플 기획전이 열린 것으로 전해졌다. LG임직원몰에서 타사 스마트폰을 판매한 것은 상징적인 일로 여겨진다. LG가 스마트폰 사업 철수 이후 애플을 경쟁자가 아닌 협력 대상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지금까지 LG는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이노텍 등 다양한 계열사에서 디스플레이, 배터리, 카메라 모듈 등을 애플에 공급하며 협력 관계를 맺어 왔다. 여기에 휴대폰 사업을 접은 LG가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은 자동차 사업에서 애플과 손을 잡을 수 있다는 전망도 업계를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LG전자는 이달 초 세계 3위 자동차 부품회사인 캐나다 마그나와 합작한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LG마그나)'을 출범시켰다. LG마그나 출범으로 LG그룹은 기존 배터리(LG화학·LG에너지솔루션), 인포테인먼트(LG전자·LG디스플레이), 조명(LG전자 자회사 ZKW)에 이어 전기차의 핵심인 파워트레인까지 사업까지 갖추며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마쳤다.

시장에서는 2024년 애플카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애플이 LG와 손을 잡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애플이 현대차, 폭스바겐, 닛산 등 기존 완성차 업체와 협력 관계를 만드는게 여의치 않아 LG를 선택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마그나의 스와미 코타기리 CEO는 올해 초 한 행사에서 "마그나는 애플을 위한 차량을 제작할 준비가 돼 있고 기꺼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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