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4인 가구 月소득 878만원 이하 재난금 받는다…카드로 직접 수령

소득 하위 80% 기준, 중위소득 180% 유력 검토 중
맞벌이, 가구 분리 인정할 듯…이달 내 기준 마련
과세표준 합산액 9억원 초과 등 고액 자산가 배제
만 19세 이상 성인, 국민지원금 본인 카드로 수령
80% 받고 81% 안 된다?…"모든 사업이 갖는 문제"

 

[파이낸셜데일리 강철규 기자]  연 소득이 하위 80%에 속하는 가구라 하더라도 보유 자산이 일정 기준을 넘어서면 재난지원금(국민지원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될 전망이다. 성인의 경우 1인당 25만원의 재난지원금을 본인 카드로 수령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소득 하위 80% 이하에 지급되는 국민지원금 기준으로 '중위소득 180%'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4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기획재정부·행정안전부·보건복지부 등은 정부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하고 국민지원금 지급을 위한 소득 하위 80% 기준 마련을 논의 중이다.
 

 

3인 가구 717만원 수준…이달 말 정확한 기준 발표

 

현재 국민지원금 지급 기준선인 소득 하위 80% 기준은 명확히 정해지지 않았으나 정부는 올해 기준 중위소득(전체 가구 소득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앙을 차지하는 가구의 소득)의 180%를 적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5월 건강보험료 납입 자료와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정보 등을 바탕으로 시뮬레이션을 해 본 결과 기준 중위소득 180% 수준이 하위 80%와 유사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럴 경우 월 소득 기준으로 ▲1인 가구 329만원 ▲2인 가구 556만원 ▲3인 가구 717만원 ▲4인 가구 878만원 ▲5인 1036만원 ▲6인 1193만원 등으로 나뉜다. 전체 2320만 가구 중에서는 약 1855만 가구가 지원 대상이 될 전망이다.

다만 정부는 이달 10일 확정되는 6월 건강보험료 최종 확정과 정교한 가구 정보 반영 등 약 3주간 작업을 거친 후 이달 말 정확한 지원금 지급 기준을 마련할 방침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6월 건보료 기준으로 하는 이유에 대해 "정책발표 시점에 부합하는 보험료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통상적인 정책 판단이 있었다"며 "1일에 추경안을 발표하면서 5월 기준의 하위 80% 국민을 대상으로 한 건보료 기준을 발표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코로나19 피해로 소득이 감소한 국민의 최신 소득정보를 반영한 하위 80% 건보료 기준을 발표해야 불필요한 민원과 행정력 낭비를 방지할 수 있다"며 "5월분 건보료를 토대로 발표하면 6월 최신 건보료 기준으로 재산정하라는 국민 불만이 나올 수 있고 만약 6월 건보료 기준으로 하위 80% 기준을 다시 발표하면 불이익을 입는 국민의 2차 민원이 유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역가입자는 건보료가 2019년 종합소득을 기준으로 하는 만큼 추후 이의제기 절차를 마련할 계획이다. 2019년 대비 2020년 종합소득이 감소하는 경우 지난해 종합소득을 신고·납부 자료를 제출하면 건보료를 다시 산정해 적극 구제할 방침이다.

맞벌이 가구가 지원 완화도 검토 중이다. 정부는 외벌이 가구와의 형평성, 맞벌이 가구들의 실제 소득 실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범정부 TF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지난해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때처럼 생계를 달리해 다른 도시에 거주하는 맞벌이 가구의 경우 본인 희망 시 가구 분리를 인정하는 방안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액자산가 배제…성인은 본인 카드로 수령

 

소득 하위 80%에 포함되더라도 일정 수준 이상을 보유한 고액자산가는 지원 대상에서 배제할 예정이다. 아직 정확한 기준은 마련 중이지만, 지난해 소득 하위 70%를 대상으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려고 했을 때 고려했던 재산세 과세표준 합산액 9억원 초과, 종합소득세 과세 대상 금융소득 2000만원 초과(예금 12억원 초과) 등은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재산세 과세표준 합산액 9억원 초과 구간은 주택으로 보면 공시가 약 15억원이다. 지역과 주택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시세 21억원 수준 주택이 해당한다는 계산이다. 금융소득은 이자·배당소득에 대한 종합과세와 분리과세 기준인 2000만원이 기준이라는 뜻이다.

만 19세 이상 성인은 1인당 25만원의 재난지원금을 본인 명의 카드로 직접 수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학생 자녀를 둔 3인 가구라면 가족 3명이 각자 자기 몫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지급된 전 국민 재난지원금은 4인 가구 기준으로 최대 100만원까지 지급했으나 이번 지원금은 인원 기준으로 지급된다. 1인 가구는 25만원, 2인 50만원, 3인 75만원, 4인 100만원, 5인 125만원 등으로 지급되는 방식이다. 지원금 수령은 신용·체크카드나 선불카드, 지역상품권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다만 미성년자 지원금은 이번에도 세대주를 통해 지급된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3인 가구의 세대주가 아버지라면 아버지가 50만원을 수령하고 어머니가 25만원을 수령하게 되는 것이다.

지난해의 경우 세대주 일괄지급으로 행방불명, 별거 등 다양한 경우 본인에게 재난지원금의 실질적 지급이 어려워 다수 민원이 발생한 점을 고려했다.

사용기한과 용도제한은 2020년의 사례를 바탕으로 개선사항을 검토·보완할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5월 초부터 지급을 시작해 8월31일까지 사용 기한을 설정했다. 백화점·대형마트·유흥업종 등 사용업종도 제한한 바 있다.

 

 

 

하위 80% 받고 81%는 못 받는다?…"모든 사업이 갖는 문제"

 

정부가 국민지원금을 소득 하위 80%에 지원하기로 밝히면서 소득 하위 81%는 오히려 역차별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정부는 "경계선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재산과 소득 기준으로 선별하는 모든 사업이 갖고 있는 문제"라며 "사업 취지에 맞는 대상선정 및 선별이 필요하고 이를 이해 적정 기준을 설정하는 것이 오히려 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전 국민에 지급 후 상위 20%는 과세를 통해 환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하지만 환수를 위한 과세를 위해서는 소득세법 개정이 필요하다. 이 경우 긴급재난지원금은 가구 단위로 선별하고 소득세는 개인 단위로 부과하기 때문에 이를 통합해 환수하기는 현실적으로 곤란하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실제 소득세법 개정을 하더라도 환수 대상 선정을 위한 소득·재산의 합리적 기준 설정이 곤란해 완전히 환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과세소득이 적어 소득세를 납부하지 않은 경우 환수가 불가하고 비과세·분리과세 등으로 납부자의 실제 소득을 반영하기도 어렵다. 또 최고세율 42%를 부과하더라도 지급액 25만원을 모두 환수하기는 힘들다.

정부는 전국민지원금을 개인이 아닌 가구 기준으로 지급하는 이유로 형평성을 꼽았다. 개인별 소득·재산을 기준으로 선별할 경우 가구 규모별 선정기준을 다르게 적용할 수 없어 형평성 논란이 나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고액자산가 본인은 지원이 배제되지만 소득과 재산을 공유하고 생계를 함께하는 전업주부, 자녀 등은 지원 대상에 포함되는 문제도 고려했다.

기재부는 이달 내 추경안이 국회 문턱을 넘을 경우 이르면 내달 하순부터 지급을 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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