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잇따른 한미 전기차 배터리 연합에 日세력 가라앉을 수도"닛케이

"美자동차 2강 기업의 전기차 전환을 韓기업이 지지"
"韓세력, 미중 긴장 상황을 美개척 호기로 잡아 투자"

 

[파이낸셜데일리 강철규 기자]  일본 언론은 한국과 미국 기업의 잇따른 전기차 배터리 관련 협력을 바라보며 자국 세력이 따돌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21일 니혼게이자이 신문(닛케이)은 "전기차 배터리, 잇따른 한미 연합과 일본세력의 '지반침하(地盤沈下·지반이 가라앉는 현상)'"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 SK이노베이션과 미국 완성차업체 포드의 전기자동차(EV)용 배터리셀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 소식을 보도했다.

특히 신문은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 부분에서 "한국 메이커의 존재감이 높아지면 일본 부품·소재 메이커가 공급망에서 따돌려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20일(현지시간) SK이노베이션은 포드와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Joint Venture, JV)인 '블루오벌에스케이(BlueOvalSK)'를 설립하기로 하고,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사는 합작법인을 통해 2025년 전후부터 미국에서 연간 약 60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셀, 모듈 등을 생산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합작법인은 약 6조원 규모를 투자할 계획이다.

닛케이는 이외에도 미국 완성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가 2019년 한국의 전기차 배터리 회사 LG에너지솔루션과 제휴한 사례도 한미의 전기차 배터리 협력 사례로 들었다.

신문은 "미국 자동차 2강의 전기차 전환을 한국 배터리 대기업이 지지하는 구도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한미 2진영의 투자 계획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의향과도 일치한다"고 풀이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월 반도체, 의약품, 희토류와 함께 전기차 배터리를 주요 4개 품목으로 꼽으며 중국에 의존하지 않는 체재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8일 포드의 전기차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전기차 경쟁에서 중국이 이기게 둘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닛케이는 "한국 세력은 미중 긴장 관계가 계속되는 상황을 미국 개척의 호기로 잡고 투자를 가속화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사장도 포드와의 합작법인 설립을 통한 미국에 대한 기여를 분명히 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SK와 LG는 전기차 테스라와의 계약은 파나소닉에 양보했으나, 미국 2대 메이커를 잡아 단번에 점유율 확대를 노린다"고 진단했다.

포드와 GM은 전기차 사업에서 독일 폴크스바겐(VW), 혼다와 각각 제휴하고 있다. 폴크스바겐과 혼다에도 배터리 공급 가능성이 나온다.

신문은 한국의 SDI도 글로벌 자동차 그룹 스텔란티스(옛 피아트크라이슬러, PSA)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런 반면 일본 기업으로는 닛산자동차와 제휴했던 NEC가 자동차 탑재 배터리 사업에서 철수했다. 배터리 기업 일본 GS유아사도 독일 자동차부품업체 보쉬와 배터리 합작사업을 끝냈다.

사실상 전기차 배터리 공급에 나선 일본 기업은 테슬라, 도요타자동차와 제휴한 파나소닉 뿐이다.

완성차 기업 가운데서는 닛산자동차가 미국 테네시주에서 전기차 모델 ‘리프’를 생산하고 있으나, 연간 1~2만대로 생산 규모가 작다.

신문은 "전기차 전환이 진행됨에 따라 자동차의 공급망은 배터리와 모터 중심인 형태로 변경이 진행되고 있다"며 핵심 부품인 "배터리를 중국과 한국 메이커에게 밀리게 된다면 일본의 부품과 소재 메이커는 기존 거래를 잃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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