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세주 뉴욕총영사가 최근 뉴욕타임스 사설을 반박하는 기고문을 올린 가운데 일본계 네티즌을 포함한 많은 독자들의 댓글이 달려 눈길을 끌고 있다.
손세주 총영사는 지난 11일 뉴욕타임스 오피니언란에 ‘일본, 한국 그리고 역사교과서(Japan, Korea and Textbook History)’라는 기고문을 통해 지난달 14일 뉴욕타임스가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과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가 각자의 정치적 입장을 반영해 교과서 내용을 수정하기 위해 압력을 넣고 있다”고 한 사설의 문제점을 제기했다.
손 총영사는 “우리 정부는 역사교과서 저술과 채택과정에서 어떠한 간섭도 하지 않는다. 역사 교과서는 민간 출판기관과 전문 학자들로 구성된 독립적인 교과서 심의위원회에 의해 채택된다. 만약 잘못된 역사적 사실이 기술됐을 경우 심의위원회에 의해 정식 수정 작업을 거치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이 역사교과서에 특정한 정치적 견해를 반영하도록 압력을 넣는다는 주장은 근거 없는 것”이며 “한국의 교과서와 일본의 역사수정주의와 비교한 것 또한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일본은 제국주의 시절 식민통치를 하고 전쟁중 자행한 범죄에 대한 진지한 반성의 자세를 보여야 함에도 최근 아베 신조 수상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것에서 보듯 제국주의 과거를 찬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손 총영사는 “뉴욕타임스가 일본정부의 시대착오적인 언행을 비판한 것은 칭찬할만하지만 희생자인 한국인들을 일본과 동일선상에 올려놓은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손세주 총영사의 기고문에 13일 현재 많은 네티즌들의 의견이 달린 가운데 ‘오다니 아키라’라고 밝힌 플로리다의 네티즌은 장문의 댓글을 통해 일본 정치지도자들의 반성없는 역사관을 통렬하게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전후 일본에서 태어나 10여년전 미국 시민이 됐다”고 소개하고 “모국 일본의 지도자들이 2차대전 역사를 다시 쓰려고 하는 것에 대해 절망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고교시절 ‘신일본역사’ 교과서를 배웠다는 그는 이 책을 저술한 이에나가 사부로 교수가 과거 일본의 행위를 세탁하기 위해 1960년부터 20여년에 걸쳐 문부성을 끊임없이 고소한 사실들을 소개하며 일본의 지도자들이 과거 세대가 저지른 만행에 관해 편협한 자세로 남아 있는 것에 대해 분노를 표했다.
나치범죄의 잘못을 인정하고 최대한 배상을 한 독일의 용기와 성숙한 모습을 거론한 그는 “한 나라가 자신의 역사를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올바르게 세워놓을 때 인류의 미래를 위한 ‘진화적 진전’을 하게 한다. 넬슨 만델라의 생애는 우리 모두에게 화해로 이끄는 진실의 힘을 일깨운다. 그러나 일본은 여전히 독선과 제국주의 영광의 망상에 사로잡혀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젊은 세대는 일본의 전시 행위에 대한 정확한 사실을 알지 못하는 한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일본이 ‘진실과 화해위원회’와 같은 기관을 만들지 못한다면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고 일본의 미래세대 역시 한국과 중국으로부터 모욕을 주고받고 충돌하는데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 국민들은 헌법에 명기된 평화주의자로서 부끄럽지 않게 살 수 있는 더 나은 지도자들을 가져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