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 유출혐의(간첩죄)로 기소된 미국의 군사안보전문가 스티븐 김(47 김진우) 박사가 결국 유죄를 인정하고 감형을 받는 선택을 했다.
스티븐 김 박사는 7일 워싱턴DC 소재 연방지방법원에서 콜린 콜러-코텔리 판사 주재로 열린 심리에서 아베 로웰변호사와 함께 출두, 검찰과의 플리 바겐(감형을 조건으로 유죄인정)에 합의했다.
그간 결백을 줄기차게 주장해온 김 박사는 ‘간첩법(Espionage Act)’ 위반 혐의를 인정하는 대신 13개월의 형량과 1년간 보호관찰 조건을 받아들였다. <뉴시스 2013년 10월 23일, 11월 17일 송고기사 참조>
이와 관련, 스티브븐 김 뉴욕뉴저지 구명위원회는 같은날 플러싱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인사회에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회견엔 뉴욕구명위원회의 김용선, 남안식, 이명석, 이상철, 최영배 공동위원장과 뉴저지구명위원회 문 조 공동위원장이 참석했다.
구명위원회 측은 “검찰이 플리바겐을 마지막으로 제안해서 2주전부터 김 박사와 대화를 많이 했다. 가장 큰 문제는 앞으로 변호사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2~3개월간 변호사를 보강하는 재원이 필요한데 그럴 여력이 없다”고 토로했다.
또한 판사와 배심원이 4월말 구성될 때 검찰쪽에 귀를 기울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만약 유죄가 선고된다면 김 박사가 10년형을 피하기 힘들다. 결국 김 박사의 남은 인생을 걸고 위험을 감수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석 위원장은 “솔직히 김박사는 유죄 인정을 정신적으로 괴로워하고 있다. 며칠전에도 그간 도와주신분들에게 너무 미안하다며 눈물을 펑펑 쏟더라”고 전했다.
김 박사는 아홉 살때인 지난 1976년 부모와 함께 뉴욕으로 이민, 브롱스과학고를 나왔으며 조지타운대와 하버드대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예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 국립핵연구소의 촉망받는 군사안보전문가였던 그는 부시 대통령도 그의 브리핑에 감탄했다는 에피소드가 있을만큼 유능한 인재로 한인사회의 기대를 모았다.
김 박사는 미국 최대의 국립 핵연구기관 리버모어 연구소 소속이던 2009년 5월 국무부 공보담당자로부터 Fox 뉴스 기자에게 북한핵 문제를 설명해 주라는 요청에 응했으나 보도후 기밀을 누설했다는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됐다.
김 박사가 1급기밀이나 민감한 정보임을 알고도 기자에게 고의로 누출했다는 것이다. 김 박사는 “문제의 기밀이란 북한문제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추측가능한 사실”이라고 항변했으나 검찰은 간첩법위반혐의로 기소했다.
보석금을 내고 일단 풀려난 그는 지난 4년간 약 80만 달러의 변호사 비용을 대느라 집까지 처분하는 등 극도의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한 상황이다. 이에 김 박사의 예일대 동문들이 발벗고 나서고 한인사회에서도 지난해 가을 이명석 전 퀸즈한인회장 등을 중심으로 구명위원회를 결성하는 등 스티브 김 박사 사건은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구명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한인사회가 억울한 처지에 놓인 한인 인재를 위해 똘똘 뭉침으로써 검찰의 무리한 기소에 경종을 울린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있는 싸움이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배무남 LA한인회장과 홍일송 버지니아한인회장, 한상준 워싱턴상공회의소장, 이계훈 미동북부한인회연합회장은 기존의 구명위원회 멤버들과 함께 스티브 김 박사 후원회를 결성, 재기를 도울 방침이다.
이명석 위원장은 “군사전문가이자 북한전문가인 김 박사의 재능을 활용해야 한다. 연구기관 등을 만들어 김 박사는 물론, 앞으로 1.5세, 2세 인재들을 키워나갈 요람으로 삼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