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약세 국면을 이어가는 가운데 증시 거래대금이 7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거래대금 감소는 그만큼 시장 에너지가 취약하다는 뜻으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 의존도가 높은 증권사 경영에도 큰 타격을 줄 수 밖에 없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친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5조535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1월 거래대금만을 놓고 봤을 때 2007년 이후 7년만에 최저치다.
특히 유가증권시장의 거래 부진 현상이 심각하다. 지난 1월중 유가증권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3조8801억원으로 2011년 1월(7조6707억원)에 비해 무려 3조7906억원(49.41%) 감소했다.
지난해 1월(4조4343억원)에 비해서는 12.49%, 2012년 1월(5조4171억원)과 비교해서는 28.37% 줄어든 것이다.
거래대금은 증시 부진 여파로 계속 줄어드는 상황이다.
지난해의 경우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3조9934억원에 달했다.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2011년 6조8631억원 ▲2012년 4조8236억원 등으로 계속 감소하는 추세다.
이같은 거래 감소는 증권사 수익에도 큰 타격을 안겨준다. 증권사들이 위탁매매 부문에서 손익분기점을 넘기려면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대략 7조원 안팎을 기록해야 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친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7조~8조원이 됐을 때 증권사들이 손익분기점(BEP)을 넘는다"며 "거래량 감소로 인해 대부분 수익이 70~80% 정도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먹거리를 얻기 위해 자산영업으로 전환하고 있지만 고객들이 직접투자에서 간접투자로 돌아서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주식 거래량 급감에 따라 국내 증권사은 잇따라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증권은 지난해 645억8533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20억3752만원 감소한 수치로 적자를 지속한 것이다.
특히 브로커리지를 주 수익원으로 하는 키움증권과 이트레이드증권의 영업이익은 각각 535억4813만원 71억596만원으로 14.69%, 40.4%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거래대금 감소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증권 시장의 환경 변화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대신증권 강승건 연구원은 "거래대금이 다시 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라며 "시장 환경이 변했다는 것을 증권사들도 예전부터 인식하고 있어 살아남기 위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연구원은 "가계부채 문제 등으로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여력이 떨어졌다"며 "회전율이 높은 개인의 매매 비중이 눈에 띄게 줄어 들어 거래대금이 준 것"이라고 분석했다.